"공급 충격, 지나치는 경향, 인플레 기대 관리가 핵심"
인플레 공포 눌러버린 성장 둔화 우려
美 국채, 17개월 만에 최대 낙폭서 급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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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미국 국채 시장은 17개월 만의 최대 낙폭을 만회하며 빠르게 반등했으며, 시장의 무게추는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경기 둔화 위험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 파월 "정책은 관망 가능"…하버드서 "기다리며 지켜볼 위치(wait and see)" 재확인
파월 의장은 이날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버드대에서 한 대담에서 "현재 통화정책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다리며 지켜보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현재로선 당장 어떻게 대응할지의 문제에 직면한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에 대해선 "단기 시야(short-term horizon)를 넘어 잘 고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럼에도 결국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날 발언은 지난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당시 기준금리를 연 3.5∼3.75% 범위로 11대1 표결로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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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은 유가 급등과 같은 공급 충격에 통화정책으로 맞대응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 "통화 긴축의 효과가 나타날 시점에는 유가 충격이 아마도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적절하지 않은 시점에 경제에 부담을 주게 된다"며 "그래서 공급 충격은 어떤 종류이든 그냥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이 이 같은 '교과서적 인내'에 핵심적인 단서를 달았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일련의 공급 충격이 이어지면 기업과 가계 등 가격 결정자들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대하기 시작할 수 있다. 그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공급 충격을 지나쳐 보내는 데 있어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모대출 시장 조정 진행…금융 시스템 전염 위험, 제한적"
파월 의장은 최근 부실 위험 경고가 나오는 사모대출 시장과 관련, "매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해당 분야에서 조정(correction)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 시스템과의 연결고리와 전염될 수 있는 경로를 찾고 있지만, 현재로선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사모대출 분야의 불안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조기 환매를 요구하고, 일부 사모대출 펀드는 환매를 차단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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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책사 출신인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노동시장 약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내 1%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금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악순환이나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의 증거가 있다면 우려하겠지만, 현재까지 그런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마이런 이사는 18일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한 유일한 반대표를 던진 인물이다.
◇ 美 국채 반등·수익률 하락…시장, 인플레보다 '성장 둔화'에 초점 이동
파월 의장의 발언을 계기로 미국 국채 시장은 크게 반등했다.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9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한 연 3.82%, 10년물은 약 9bp 내린 연 4.34%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17개월 만의 최대 낙폭에서 되돌아왔다"며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베팅을 청산하고, 이란 전쟁이 경기 둔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낙사(Natixis)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 존 브릭스는 "지난 27일 이전까지 투자자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을 더 우려해 연준의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국채 금리를 끌어올렸다"며 "그 후 심리가 바뀌어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성장에 대한 우려가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캐나다계 투자은행 TD시큐리티스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 게나디 골드버그는 "시장이 최근 지정학적 사건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즉 일차적 인플레이션 영향에 반응해야 할지, 아니면 이차적 성장 영향에 반응해야 할지 불확실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미국계 독립 투자은행 에버코어의 부회장 겸 거시전략가 크리슈나 구하는 "파월 의장의 차분한 톤과 더불어 시장의 관심이 뒤늦게 유가의 성장 위험으로 옮겨가면서 금리 기대 재편을 이끌고 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인상 가능성보다 훨씬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향후 1년 내 경기침체 가능성이 약 3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