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사회 재편 끝낸 4대 금융… 소비자보호·내부통제·AX 방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05010001174

글자크기

닫기

조은국 기자 | 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3. 04. 17:46

임기 만료 사외이사 23명 중 6명 교체
주주 권한 확대… 경영진 견제 강화
전문가 "투명성·성과 연동 임기 필요"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그룹이 이사회 구성을 완료하며 올해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금융그룹 회장이 지닌 제왕적 권한과 함께 CEO(최고경영자) '참호'로 전락한 이사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금융그룹들은 사외이사 선임 등 이사회 운영 제도에도 메스를 댔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 지배구조에 대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사회가 거수기에 머물며 경영진을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을 수용하며,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 주주 추천을 확대하고 임기를 차등화하는 등 CEO 입김을 최대한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내부통제와 금융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관련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들을 적극 영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외이사 선임과정의 투명성을 보다 강화해야 하고, 이사들의 성과에 따라 임기를 차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3일 신한금융을 끝으로 4대 금융그룹이 모두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마무리하고 이사회 구성을 완료했다. 4대 금융은 임기만료 사외이사 23명 중 6명을 교체했다. 교체 규모는 전년(9명)보다 다소 줄었다. 금융그룹별 사외이사 교체 현황을 보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각각 2명, KB금융과 하나금융은 1명씩 교체했다.

새로 추가된 사외이사들 면면을 살펴보면 KB금융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 서정호 법무법인 더위즈 대표변호사는 상법 전문가다. 최근 상법 개정으로 이사회의 책임이 확대되는 만큼 이사회의 법률 및 내부통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영입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은 SC제일은행장을 10년간 맡아온 박종복 전 행장과 미국 CPA(공인회계사) 출신인 임승연 국민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9명의 사외이사 중 7명을 금융과 재무·회계 등 경제 전문가로 채웠다.

하나금융은 소비자 보호 전문가인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우리금융의 경우 금융소비자보호단체 대표로 금융소비자 보호 영역에서 다양한 커리어를 쌓아온 정용건 금융감시센터 대표와 대통령 직속 국가 인공지능 전략위원회 류정혜 위원을 AX(인공지능 전환) 전문가로 이사회에 포함한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이사회 구성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중점에 둔 모습이다.

4대 금융은 이번 사외이사 교체에 더해 이사회 운영 제도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KB금융은 2023년 도입한 사외이사 임기 차등화 정책을 본격화해, 매년 일정 규모 이상의 사외이사를 교체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주주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사외이사 후보군 구성에도 주주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주주 권한을 넓혀가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이사회 승계원칙을 수립했는데, 이를 통해 매년 20% 수준의 사외이사를 교체해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확대한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에 대한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기준을 고도화했다. 이를 통해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4대 금융그룹 중 우리금융이 이사회 등 지배구조에 가장 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이사회가 추천한 CEO 후보에 대해 사내이사 권한을 부여하고 주주총회에선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서만 최종 결정했는데, 앞으로 사내이사와 대표이사 선임 방식을 주총 결의로 격상한다. 과점주주 추천 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우리금융의 경우 일반 주주들의 권한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를 반영한 조치다. 또 그룹 CEO 3연임의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를 적용키로 했다. 이사회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 연임과 관련해서도 주주의 권한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4대 금융이 CEO 및 이사회 구성에 있어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선 상황이지만, 전문가 시각에선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각 금융지주들이 내놓은 정책이 사외이사들의 독립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선임 절차에 있어 투명성과 공정성 등이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추천 기관 등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경영진의 영향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외이사들의 성과를 평가해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그동안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역할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지속됐는데, 사외이사들의 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임기에 반영한다면 소극적인 사외이사들이 적극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은국 기자
한상욱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