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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우 사무총장 “한국민족종교, 겨레 역사이자 문화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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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6. 02. 10. 11:01

[인터뷰]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사무총장
생명존중자살 예방과 마음 쉼 등 다양한 활동 전개
"민족종교 지도자 해평 선생님, 종교와 정치 결탁 경계"
한재우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사무총장-608
아시아투데이 박상선 기자 = 인터뷰하는 한재우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사무총장. 한 사무총장은 민족종교는 역사이자 계레의 얼이 담겼다며 인지도가 낮다고 사이비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사이비 종교가 논란이 되면 가장 피해를 보는 집단은 인지도가 낮은 민족종교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로 원불교·천도교·대순진리회·갱정유도 등 12개 회원 교단으로 구성됐다. 1985년 설립 이후 2016년 별세 직전까지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은 고(故) 해평(海平) 한양원 선생이었다. 갱정유도의 최고 지도자(도정)인 해평 선생은 민족종교의 위상을 사회적으로 높인 인물이다. 그의 상생과 평화 정신은 아들인 한재우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사무총장이 이어받고 있다. 최근 만난 한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의 역사이자 겨례의 얼이 담긴 것이 민족종교라며 인지도가 낮다고 이를 사이비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종교가 정치권력 곁에 서면 민중은 설 자리를 잃어버린다"며 말보다 실천을 종교계에 당부했다. 다음은 그와의 나눈 대화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의 주요 사업이라면.

"한국민족종교협의회는 12개 민족종교 교단 간 상호 이해와 협력으로 힘을 발휘하는 조직이다. 그래서 각 교단의 성지를 순례하는 것과, 민족종교예술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학술적으로는 민족종교가 지나온 길을 성찰하고 나아갈 길을 연구하기 위해 매년 상하반기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마음 쉼 힐링캠프'와 '생명존중자살 예방 캠페인'을 자체 행사로 개최, 국민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화통일과 번영을 위한 '민족 화합 국운융성 기원대회'는 매년 9월에 개최한다. '전쟁희생자 합동 위령대제 및 평화 캠페인'도 매년 현충일에 봉행하고 있다."

-직접 서당 교육을 받고 한시 시집도 내셨다. 서당 문화의 강점이라면.

"저는 어린 시절 전남 구례에 있는 서당에서 공부했다. 매일 저녁 선생님께 시를 한 수씩 지어 올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종의 문학적 감수성과 창의력, 내면을 탐구하는 힘을 기르게 하려고 그렇게 시키신 것 같다. 서당은 사람 중심의 교육을 한다. 단순히 옛글을 읽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인(先人)들의 마음을 배우고 자신의 마음을 탐구하는 과정, 일종의 감수성 지능 계발에 탁월하다고 본다. 요즘 청소년들은 학교뿐만 아니라 학원 뺑뺑이로 쉴틈 없어서 감수성과 내면을 돌보는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 그런 점이 안타깝다."

-사단법인 상생과평화의 '해평상'이 올해 4회를 맞는다.

"각계 각층마다 상생과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참된 어른'들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아사아 대표 영화제로 자리매김하며 한국대중문화 발전에 큰 기여를 하신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종교간 벽을 허물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앞장서오신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평생 헌신하고 계신 대한성공회 김성수 주교, 우리 문화유산 지킴이로 헌신해 오신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등 해평상 수상자 전부는 우리 사회에 있어서 빛과 소금과 같은 소중한 분들이다. 해평 한양원 선생님의 상생과 평화 정신이 해평상을 통해 끊임없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한재우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사무총장-609
아시아투데이 박상선 기자 = 서당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웃는 한재우 사무총장.

-신천지·통일교 정치 개입 논란으로 정치와 종교의 관계 설정이 중요해지는 때다.

"종교와 정치 둘다 문제가 있다고 본다. 종교가 정치 편에 서서 그 권력을 정당화하고, 정치가 종교를 동원해서 대중을 선동하는 모습이다. 종교의 자율성과 정치의 절제가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이다. 종교는 권력에 기대지 않고 양심의 최후 보루로 남아야 한다. 또한 정치는 종교를 이용하지 않고 사회 질서와 책임에 집중해야 한다. 해평 한양원 선생님은 '종교가 정치권력 곁에 서면 민중은 설 자리를 잃어버린다'고 지적하셨다. 종교는 민중이 마지막으로 기대는 최후의 보루다. 종교가 정치 곁에 가는 순간 민중은 '부모 없는 어린이'가 된다고 해평 선생님은 늘 강조하셨다."

-최근 사이비 논란이 커지면서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민족종교도 덩달아 오해받는 것 같다.

"한국민족종교는 일제강점기 당시 기독교·불교 같은 외래 종교와 달리, 이 땅에서 자생한 종교로 분류돼 총독부 산하 경무국(경찰·수사·보안 담당 치안부서)의 직접적인 관리 대상이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항일운동의 중심 세력 상당수가 한국민족종교 교인이었기 때문이다. 일제는 계레의 얼과 민족 정체성을 말살하려고 했다. 당연히 한국민족종교는 제거 대상이었다. 바르게 자란 나무가 가장 먼저 벌목을 당하듯이 민족종교는 혹독한 탄압을 받았다. 그런 역사적 아픔을 겪은 민족종교인데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사이비와 동일시되는 오해를 받는 건 부당하다. 우리는 거대 양당이 아닌 소수 정당을 사이비 정당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지향하면서 유독 종교에 대해서만 획일적인 시선을 두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종교인 한재우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덕목은.

"종교 이전에 사람이 바로 서야 한다. 신앙보다 인격이, 교리보다 삶의 태도가, 주장보다 행동이 우선시돼야 한다. 종교란 신을 말하기 이전에 사람을 바르게 만드는 가르침이다. 이 때문에 사람이 바로 서지 않는다면 어떤 종교도 참이 될 수 없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종교가 해야 할 일이라면.

"종교는 세력을 키우는 곳이 아니다. 사람을 지키는 것, 사람다움을 지키는 것이다. 또한 사회를 덜 거칠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종교는 성공한 사람들의 전시장이 아닌, 실패하고 밀려난 이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상처 입고 그늘진 곳에서 어려운 이들의 최후 보루가 종교다. 그러기 위해서는 편들기보다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사이비를 비난하기에 앞서 스스로 더 엄격하게 단속해야 한다. 말이 아닌 삶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교리나 주장보다 낮은 자세의 실천으로, 종교 집단은 역시 다르구나라는 신뢰를 쌓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사회는 항상 결핍된 것을 요구한다. 의리 없는 깡패집단에서 의리를 찾는 것처럼 종교에서 사랑과 자비, 관용을 외치는 것은 어쩌면 사회에서 이러한 가치가 희미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혼란한 시대일수록 더 크게 말하기보다는 더 깊고 낮게 살아야 한다. 위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스스로 먼저 살피고 함께 어울려 가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하는 자세가 아닌가 싶다."
한재우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사무총장-604
아시아투데이 박상선 기자 = 한재우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사무총장이 서울 동대문구 겨레얼살리기연수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한국민족종교협의회로 천도교·대순진리회·갱정유도 등 12개 회원 교단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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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충일 열린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전쟁희생자 합동 위령대제 단체 기념촬영./제공=한국민족종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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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경주와 부산 일대서 진행된 민족종교 성지순례 모습./제공=한국민족종교협의회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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