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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한전 부산울산본부 양산지사 전신주 설치 논란...책임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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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기자

승인 : 2026. 02. 06. 08:50

양산시 한전 양산지사 국공유지 무단점용 전신주 설치 없던 일로 끝날일 인가
이철우
한국전력공사 부산울산본부 산하 양산지사의 하천구역 국공유지 전신주 무단 설치 논란은 단순한 시설 설치 문제를 넘어 공공기관 전반에 뿌리 깊은 '제식구 감싸기'관행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하천법과 국유재산법은 하천구역 내 국공유지에 공작물을 설치할 경우 해당 관청에 사전 점용허가를 받도록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원상회복과 변상금 부과가 뒤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민간에게는 예외없이 적용되는 기준이다.

문제의 전신주는 국토교통부와 양산시 소유의 하천구역 내 국공유지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천법과 국유재산법상 해당 구역을 점용하거나 공작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사전 점용허가가 필수다.

하천법 제33조에는 하천구역 안에서 토지나 수면을 점용하거나 공작물·시설을 설치하려는 경우에는 하천관리청의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95조 벌칙에는 허가 없이 하천을 점용하거나 공작물을 설치한 자는 처벌 대상이 된다. 국유재산법 제30조에는 국유재산을 사용하거나 수익하려는 자는 관리청의 사용·수익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72조에는 허가 없이 국유재산을 사용·점용한 경우 변상금을 부과해야 한다.

또한 전기사업법 제65조에는 전기사업자는 전기 설비를 설치·유지할 때 관계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고 돼 있다. 제66조에는 전기사업은 공공의 안전과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천구역 내 국공유지에 전신주를 설치하려면 하천법 제33조와 국유재산법 제30조에 따른 사전 허가가 필수이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변상금 부과 및 원상회복 대상이 되고 전기사업법상 법령 준수 의무 위반에도 해당한다.

공기업은 공공성이라는 이름 아래 더 높은 수준의 법 준수와 책임성을 요구받는다. 관행이었다거나 인지하지 못했다는 해명은 면책사유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민간보다 한 단계 더 엄격해야 할 주체가 공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안에서 시민들이 가장 큰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은 위법 여부가 적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감사와 행정조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감사 대상임에도 감사가 이뤄지지 않거나 공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해 소극적 대응이 반복될 경우 행정의 공정성은 무너진다.

'관행이었다' '공익 목적이었다'는 해명은 법적 면책사유가 될 수 없다. 공익을 수행한다는 이유로 법 위에 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사업자는 전기사업법상 관계 법령 준수 의무를 지니며 공공의 안전과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관련 기관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문제 제기를 축소하는 모습은 결과적으로 공기업을 보호하는 구조, 즉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공유지는 특정 기관의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 땅이 아니다. 공기업일수록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받아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상식이다. 이번 사안이 또 하나의 '조용한 정리'로 끝난다면 행정 신뢰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 아니라 투명한 공개, 독립적인 감사, 그리고 예외 없는 법 적용이다. 그것이 공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공공성을 증명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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