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 일정 차질·정책 조정력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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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처는 중기재정운용계획 수립, 예산안 편성 총괄, 부처별 재정 배분 조정, 재정 건전성 관리 등 정부 재정 시스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새 정부 국정과제를 재정 계획에 반영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장관의 정책 판단과 정치적 조정력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하지만 3월 말까지는 기획처 장관 공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장관 후보자 지명부터 국회 인사청문회까지는 2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장 공백이 길어질 경우 실무 조직 중심의 '관리형 운영'이 이뤄지며 전략적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우선 내년도 예산 편성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3월부터 기획처는 각 정부 부처에 예산 운용 지침을 내려보내고 협의를 거치는 과정이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각 부처 요구안을 조정하고, 재정 여력과 정책 우선순위를 확정하는 역할은 기획처 장관의 책임 아래 이뤄진다. 현재의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갈등 조정과 구조조정 결단이 어려워지면서 부처 간 '예산 줄다리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재정 효율성 저하와 함께 예산 편성 일정 지연이라는 이중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재정 개혁 과제 역시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새 정부가 공약한 재정 구조조정, 보조금 정비 등은 이해관계 충돌이 불가피한 사안이다. 장관의 리더십 부재는 관료 조직의 보수적 행태를 강화시켜 기존 관행 유지로 흐를 가능성을 높인다. 결과적으로 개혁 과제가 후순위로 밀리거나 형식적 추진에 그칠 수 있다.
청와대와 국회, 각 부처 간 정책 조율 기능 약화도 우려된다. 기획처 장관은 예산과 재정을 매개로 국정과제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정책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공백 상태가 길어질수록 부처별 개별 정책 추진이 난립하거나, 정치 일정에 따른 단기성 사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장기 재정 전략의 일관성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와 관련 임기근 기획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부처 공직기강을 단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처 관계자는 "임 직무대행은 이날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기획처 출범 이후 주요업무 추진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점검했다"며 "특히 간부들에게 장관 공백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본연의 업무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