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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미국 시장 달아오르는데…기회 놓칠 위기 맞은 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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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6. 01. 26. 18:14

최근 한국 증권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이 배경에는 주가 부양을 위한 정책적 효과도 있겠지만, 기업들의 선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수출 실적 확대 등이 대표적입니다. 결국 주식시장의 부가가치는 기업들이 만들어낸 성과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식시장 활황 속에서 기업들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선택이라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의사결정은 사실상 금기에 가깝게 취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회사 신규 상장으로, 최근 LS그룹이 겪은 상황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LS그룹은 26일 증손회사인 미국 특수권선 전문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끝내 중복상장에 대한 지적을 피하지 못한 것입니다.

LS그룹은 미국 전력 인프라 시장이 급성장하는 시점에서 투자금 조달과 사업 확장을 위해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추진해왔습니다. 그동안 ㈜LS 산하에 자회사들을 상장시키며 사업 규모를 키워온 그룹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자회사가 상장하면 그동안 모회사 주가에 반영돼 있던 자회사 가치가 분리되면서, 모회사 주가에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 때문에 LS 역시 중복상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특히 국내 증시는 물적분할과 중복상장으로 기업 가치가 분산되며 주가가 억눌려왔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이른바 '지주사 할인'이라는 표현도 이러한 맥락에서 등장했습니다.

다만 이번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이러한 의미의 중복상장과 동일선상에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가 내부에서 육성한 사업부를 분할한 회사가 아니라, 외부에서 인수한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논란이 내부 성장 사업의 분리 상장에 따른 가치 훼손이었다면, 이번 사례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입니다.

지배구조상으로도 ㈜LS와의 거리는 상대적으로 멉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전선이 인수한 슈페리어에식스(Superior Essex) 산하의 증손회사로, 해당 회사의 상장이 ㈜LS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LS는 전선, 소재, 전력기기 등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사업은 모두 전력 인프라 고도화라는 글로벌 흐름에 맞춰 확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모회사 입장에서는 자회사 투자 자금을 전부 내부에서 조달하기보다는 외부 자본을 활용해 위험을 분산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식시장 활성화'라는 정책적 기조 속에서 에식스솔루션즈는 자금 조달 창구가 좁아지게 됐습니다. 특히 주력 시장인 미국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 수요가 빠르게 확장되는 시기에 투자가 지연되면서,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 같은 흐름은 공모 시장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확실한 성장 기반을 갖춘 대기업 계열 자회사들의 상장을 시장이 더욱 매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SK이노베이션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캐시카우인 SK엔무브 상장을 추진했다가 중복상장 논란으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한화그룹 역시 최상단 지배회사인 한화에너지 상장을 잠정 중단한 상태입니다.

앞서 말했듯 주가 상승의 출발점은 결국 기업의 실적입니다. 자회사 상장은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신규 투자자에게는 또 다른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상장은 실적 개선을 보장하는 수단이라기보다는, 중장기 성장과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지였습니다. 그런 선택지가 시장 분위기 속에서 차단됐다는 점에서, 한쪽 시각에서 바라본 증권시장 진입 실패가 씁쓸하게 남습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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