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왕과 사는 남자'로 본업 복귀…사극 처음 도전
정해진 결말에 처음엔 제의 고사…'서울의 봄' 보고 마음 바꿔
유해진·박지훈 연기 화음에 대만족…현장 찾은 아내,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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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알게 모르게 산전수전 다 겪은 장 감독이지만, '왕사남'의 연출 제안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고사하는 등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았다. 생애 첫 사극인데다, 조선 시대의 역사를 공부한 국민이라면 대부분이 아는 '단종애사'를 다시 스크린에 옮긴다는 게 부담스러웠던 탓이다.
지난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 감독은 "'서울의 봄'을 관람한 뒤 ('왕사남'을) 연출하기로 결심했다"며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비극적인 결말을 바꿀 순 없지만, 접근하는 관점과 방식에 따라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안겨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어 "이 얘기를 '서울의 봄'의 감독인 (김)성수 형한테 들려줬더니 되게 좋아하더라"면서 "원래 감독들은 후배가 본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면 무지 뿌듯해한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왕사남'은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단종'(박지훈)이 유배지에서 촌장 '엄흥도'(유해진)를 비롯한 산골 마을 주민들과 교류하며 삶의 의지를 되찾지만, '한명회'(유지태)의 계략으로 위기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무기력해진 '단종'과 잘 먹고 잘 사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좌충우돌 동분서주하던 '엄흥도'가 티격태격하다 의젓한 왕과 충성스러운 신하를 거쳐 막판에는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유사 부자(父子) 관계로 발전하는 모습은 꽤 흡입력이 있고 감동적인 덕분에 눈물샘을 자극한다.
"세속적인 욕망에서 출발한 '엄흥도'와 나약하기만 했던 '단종' 모두 극이 진행될수록 조금씩 성장해가죠. 따라서 두 주인공의 감정 교류가 이 영화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또 이들의 관계를 다루는 과정에서 '금성대군'(이준혁)의 복위 운동이 성공해 민초들의 삶을 경험한 '단종'이 만약 '한명회'를 물리치고 궁에 돌아왔더라면 조선 시대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해져, 주요 등장인물들에게 새로운 캐릭터 해석을 가미했어요. 그래서 이제까지 우리가 봐 왔던 각종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단종'은 총명하고 강단 있는 인물로, '한명회'는 뛰어난 무술 실력와 듬직한 체구를 지닌 사내로 묘사했죠. 이 같은 노력들이 통했는지 시사회에 오신 분들이 설 연휴에 가족이 함께 보기 적합한 영화라고 칭찬해주셔서 정말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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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감독은 "(박)지훈이를 대하면서 '어쩌면 저렇게 침착하고 들뜨지 않는 청년이 있을까' 신기할 정도였는데, 나중에 워너원 시절의 활동상을 보고는 180도 다른 모습에 화들짝 놀랐다"며 "데뷔작 '라이터를 켜라'로 인연을 맺은지 24년째인 해진 씨를 시나리오 단계부터 염두에 두긴 했지만, 이렇게 잘 연기할 줄은 솔직히 몰랐다. 한 작품에서 냉온탕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국내 연기자는 송강호 선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인생의 반려자이자 예술의 동반자이면서 가장 냉정한 감시자인 김 작가의 반응에 대해 묻자 장 감독은 "아내가 평소 흥행 여부에 대한 얘기를 잘 안 하는 편인데, 촬영이 끝날 때쯤 현장에 와 보더니 '이번에는 왠지 느낌이 좋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