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대신 기존 자원 연결에 집중
주민 일상 중심 도시 기능 재배치
빈집·자연·하수 순환 등 통합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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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일본 효고현 고베시청에서 만난 히사모토 기조 고베시장은 '인구 감소 시대, 도시의 해법'을 묻는 아시아투데이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조심스러운 표현이었지만, 그가 이끄는 고베시가 이미 어떤 선택을 했는 지는 분명했다.
히사모토 시장은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도시 성장 모델을 계속 적용할 수는 없다"며 "이제는 도시를 더 키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도시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정답을 제시할 수는 없다"면서도, 고베가 택한 방향에 대해서는 숨기지 않았다.
고베시는 더 이상 산을 깎거나 바다를 메우는 방식의 확장을 정책의 전면에 두지 않는다. 외곽 뉴타운과 도심을 가리지 않고 빈집을 활용 대상으로 삼고, 숲과 '사토야마'(농촌마을 주변 생활권 자연)는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도시 인프라로 재정의했다. 하수처리 과정에서 회수한 '인'(Phosphorus, 하수에 포함된 영양염류 성분으로 비료의 핵심원료)을 농업에 활용하고, 이를 다시 시민 식탁으로 연결하는 구조 역시 환경 정책을 넘어 도시 유지 비용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설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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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접근은 고베의 수변 공간 재편과 중심 상업·교통 지역인 산노미야 도심 정비에서도 확인됐다. 고베시는 항만을 대규모로 확장하기보다 보행 동선과 야간 체류, 민간 투자를 결합해 도시 기능을 재배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히사모토 시장은 "개발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을 비롯한 한국 지방도시들 역시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점에서 고베와 유사한 조건을 안고 있다. 부산 서부권의 사상구 등은 버려진 빈집이 즐비하다. 이곳은 한국의 고도 성장 시기 사상공단으로 인구가 넘쳐나던 지역이다. 그러나 지금은 노인들만 남아있고 빈집들로 범죄 온상이 되고 있다. 부산의 원도심인 남포동 일대도 상업 기능 약화와 함께 도시 재생 논의가 제한적으로 이뤄져 왔다. 반면 동부권 해운대 일대에는 대규모 주거·관광 개발이 집중되며 도시 공간의 무게 중심이 이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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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확인한 고베의 정책 흐름은 일관됐다. 빈집, 숲, 하수, 항만이라는 개별 정책은 서로 분리돼 있지 않았고, '확장하지 않는 도시'라는 하나의 방향 아래 연결돼 있었다.
부산과 고베. 인구 감소라는 같은 현실 앞에서, 고베는 성장을 멈추는 결단을 먼저 내렸다.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시간이 말해줄 문제다. 분명한 것은 고베의 고민이 부산을 포함한 한국 지방도시들 앞으로 넘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