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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AI 시대의 생존자, 엔터는 국경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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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14. 17:33

김소연
김소연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마케팅 교수
"겨우 두 시간 남짓한 공연 한 편을 보려고 비행기를 탄다고?" 누군가는 의아해할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 특히 글로벌 팬덤은 과거와 다르다. 그들은 소유보다 '경험'에 투자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지드래곤(G-Dragon)의 팬인 필자 역시 지난해 도쿄돔 콘서트를 직관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다녀온 적이 있다. 팬덤(Fandom)이라는 강력한 동기 앞에서는 국경도, 시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근 인천 영종도에 문을 연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에서도 비슷한 광경을 목격했다. 대규모 K-팝 공연 행사 티켓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순식간에 매진되고, 객석은 외국인으로 가득 찬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K팝이 가진 현재의 파워다. 허무맹랑한 기대가 아니라 이미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실재하는 수요'인 것이다.

K-팝의 글로벌 인기는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되고 있다. CJ ENM이 주관하는 KCON LA는 2012년 1만명 남짓이던 관객이 2025년에는 12배인 12만5000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성장했다. 2024년 KCON JAPAN행사에도 14만여 명의 팬이 운집하며 해외 K-팝 페스티벌의 성공을 이어갔다. 반면 정작 한국에는 한때 1만명 이상 규모의 공연 인프라가 부족해, 주요 K-팝 페스티벌과 시상식을 홍콩이나 태국 등 해외에서 개최하기도 한다. 이처럼 국경을 초월하는 팬덤 시대에 한국이 그 거점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 거대한 수요를 담아내기에 인천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캔버스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과 국내 유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추진 중인, K-팝 공연·체험·관광이 어우러진 'KCONLAND(케이콘랜드)' 조성 사업은 단순히 지역 개발 차원을 넘어 국가적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

서울, 경기의 어느 도시에서든 K-팝 공연을 담을 곳을 만들면 되는 일이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는 왜 하필 '인천'을 고려할 수 있는지를 전략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해답은 '고객 경험(Customer Journey)'의 시작점인 접근성에 있다.

글로벌 팬들에게 공항과의 접근성은 방한의 심리적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춰주는 핵심 요인이다. 입국과 동시에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팬층의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 엔터테인먼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성공한 핵심 요인 중 하나도 공항과 메인 스트립(Strip)이 지척에 있다는 점이었다. 세계적 관문인 인천공항 옆에 이미 존재하는 호텔 및 리조트 시설에 더해 대형 공연장과 체험 공간, 관광자원을 한데 모아두면 해외 팬들은 비행기에서 내려 곧장 K-컬처의 한복판으로 뛰어들 수 있을 것이다.

한류의 본고장인 한국이 더 이상 팬들을 해외로 내보낼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AI 시대에도 인간이 지속적으로 열광할 콘텐츠는 결국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다. 화면 속 디지털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수만 관중이 한데 모여 함성을 지르는 콘서트와 경기의 감동은 대체 불가능한 법이다. 그 열정을 담을 곳이 부족하다면, 이를 담을 댐을 만드는 것이 과제가 되어야 한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김소연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마케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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