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 체제 유지에 민주 전환 '안갯속'
|
6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주말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군 기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체포해 미국으로 이송했다. 마두로는 현재 뉴욕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수감 중이지만, 그의 축출 이후에도 정부 핵심 인사들은 여전히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두로 체포 직후 그의 부통령이던 델시 로드리게스가 통치 권한을 이어받는 상황을 사실상 용인했다. 이에 따라 수년간 마두로 퇴진 이후 즉각적인 민주정부 수립을 약속해 온 베네수엘라 야권은 정치 무대의 주변부로 밀려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비롯한 주요 야권 인사 상당수는 현재 해외에 망명 중이거나 구금 상태다. 베네수엘라 정치를 30년 넘게 연구해 온 데이비드 스밀데 미 툴레인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를 제거하기만 하면 곧바로 민주 체제가 들어설 것이라는 야권의 기대를 신뢰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체포 직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마차도가 국가 지도자로 부상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기자들에게 "그녀는 국내에서 충분한 지지나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차도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노벨평화상을 트럼프에게 헌정하고, 베네수엘라 이민자 추방과 마약 밀매 단속을 위한 미국의 강경 정책에도 동조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는 국내 지지층 일부의 이탈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차도는 마두로 체포 이후 첫 TV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역사적인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야권이 배제된 권력 이양 과정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했다.
향후 선거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대통령이 '영구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 30일 이내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대법원은 마두로의 부재를 '일시적'으로 판단해 선거 실시 의무가 없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로드리게스는 최대 90일, 국회의 승인 시 최대 6개월까지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야권 안팎에서는 로드리게스가 집권 여당 내 세력을 결집해 장기 집권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콜롬비아 로사리오대 베네수엘라 관측소의 로날 로드리게스 연구원은 "미국이 현 권력과 협력하는 방식은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열망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야권의 선택을 무시하는 것은 국민을 사실상 모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