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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먹튀공탁’ 신속 대응” …檢, 피해자 보호망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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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기자

승인 : 2026. 01. 07. 22:56

지난해 12월 형사사법전자화 도입
향후 문서 수발신 전자화 시행 예정
檢 "공탁, 유리한 양형요소 반영시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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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깃발./송의주 기자
검찰이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는 '기습·먹튀 공탁'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망을 강화한다. '형사공탁 특례제도' 도입 후 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악용 사례가 발생하며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당시 이원석 검찰총장은 형사공탁 제도와 관련해 피해자 방어권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피해자의 거부 의사에 반하는 일방적인 '기습공탁', 감형을 받은 후 공탁금을 몰래 회수하는 '먹튀 공탁' 등을 금지하라는 것이다.

7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2023년 8월 2일 본지 '일방적 형사공탁, 피해자는 두 번 상처' 보도 직후 이 전 총장은 "기습공탁을 방지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일선 청에 내렸다.

형사공탁 특례제도란 형사사건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사건번호·피해자 명칭만으로 법원 소재지 공탁소에 변제공탁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서로 접촉하지 않고도 돈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사건에서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피의자의 감형 목적으로 활용돼 논란이 일었다.

2024년 1월부터 법원은 형사공탁이 접수되면 검찰에 팩스로 송부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우편을 통해 발송해 왔다. 팩스 송부 이후 검찰은 법원과 동시에 형사공탁 사실을 인지하게 돼 공탁사실을 피해자에 빠르게 고지할 수 있었다. 또한 지난해 12월 형사사법전자화가 도입되면서 이러한 문서 수발신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검찰이 피해자의 공탁금 거부 의사 등을 더욱 신속하게 재판부에 개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1월에는 개정 형사소송법·형사소송규칙이 시행돼 법원이 판결 선고 전 의무적으로 피해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가 마련되기도 했다.

대검찰청과 법원행정처는 2022년 12월 형사공탁 특례제도가 도입된 이후 실무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23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1년 동안 지속적으로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주로 기습공탁 등 제도 악용사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검찰과 법원의 이 같은 조치에도 형사공탁 제도의 빈틈을 악용하는 사례는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 '대구판 돌려차기' 사건이 대표적이다. 1심 재판부는 가해자에게 징역 50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27년으로 감형됐다. 그 배경에는 공탁금이 있었다. 1심에서침묵하던 가해자가 50년형을 선고받자 항소심에서 1억원을 기습공탁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40대 태권도장 관장 초등생 성추행' 사건에서도 법원은 양형 이유에서 "피고인이 당심에서 피해아동을 위해 2000만원을 공탁했다"며 "위 사정은 피고인이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정으로 참작한다"고 판시했다. 공탁사실 자체만으로도 '피고인의 노력'으로 간주돼 양형 이유에 반영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공탁이 양형 요소로 반영된 사례에 대해서는 항소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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