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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개입에 급한 불 껐지만…연 평균 환율 외환위기 넘어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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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12. 28. 09:27

당국 개입·국민연금 환헤지에 급락…한 달 반 만에 최저치
"펀더멘털보다 높아"…내년에도 적정 환율 상회 가능성
25.12.26 참고사진3. 신한은행 딜링룸
26일 15시 30분 신한은행 딜링룸 전경./신한은행
올해 외환 거래 마감이 이틀 앞두고 지난주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등 정책 대응에 힘입어 환율이 50원 가까이 급락했지만, 연평균 환율은 여전히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이어가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40.3원으로, 11월 4일(1437.9원) 이후 한 달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은 지난주 초 1480원대를 돌파하며 연 고점에 바짝 다가섰지만, 지난 24일 외환당국이 이례적인 구두 개입과 함께 각종 수급대책을 발표하며 30원 넘게 떨어졌다. 26일에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소식까지 전해지며 장중 한때 1420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주 급락세에 따라 오는 30일 확정되는 올해 환율 종가는 작년(1472.5원)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연말 종가는 기업과 금융기관이 재무제표상 외화 부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연말 환율 종가가 높으면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내년 기업대출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환율이 여전히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인 만큼,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6일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올해 평균 환율은 1421.9원으로,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평균 환율(1394.9원)을 웃돌았다. 특히 올해는 연중 내내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고환율이 '뉴노멀(New Normal)'로 굳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향후 1년간 원·달러 환율이 평균 1420~1440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 노무라 등 12개 투자은행의 향후 3개월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평균 1440원, 6개월 전망치는 평균 1426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 IMF가 추정한 적정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임을 감안하면, 주요 IB들 모두 환율이 내년에도 적정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평균 1420원대 환율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며 "이러한 흐름이 고착화되면 원화가 약세라는 인식이 자리잡아 국내 투자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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