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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백신, 단순 감염 예방 넘어 고령사회 부담 줄일 해법으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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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5. 12. 24. 14:06

고령층 발생 위험 낮추고 중증화·합병증 예방
치매·심혈관 질환 위험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
"지자체별 편차 줄이고 재정 지원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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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의료기관에서 대상포진 무료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성동구
대상포진 예방 백신이 단순한 감염병 예방을 넘어, 고령층의 장기 건강과 지역 의료비 부담을 동시에 낮출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전국 보건소 및 보건의료원의 약 70% 이상이 대상포진 무료 접종 지원 사업을 시행 중이며, 다수 지자체가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사업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어, 지자체 간 건강 격차 해소가 과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예방 효과의 장기 지속성과 추가적인 건강 편익에 대한 근거가 충분히 축적되고 있는 만큼, 지자체별 편차를 줄이고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 가이드라인과 재정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될 때 재활성화되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60세 이상에서 발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고, 급성 통증뿐 아니라 대상포진 후 신경통, 감각 이상, 운동 신경 손상 등 장기 후유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대상포진 백신은 오래전부터 질환 자체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다수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 생백신은 고령층에서 대상포진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며, 특히 중증 대상포진과 신경 합병증 발생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보고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예방 효과가 접종 후 최소 5년, 길게는 8~10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실제 접종에 활용되고 있는 대상포진 생백신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SkyZoster)'가 있다. 스카이조스터는 국내에서 허가·공급 중인 생백신으로, 다수 지자체의 무료 또는 지원 접종 사업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치매와 심혈관 질환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축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팀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연동건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50세 이상 성인을 장기간 추적 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생백신을 접종한 집단은 비접종군에 비해 대상포진 발생률이 낮았다. 심근경색·뇌졸중·심혈관 사망을 포함한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도 약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보호 효과는 접종 이후 최대 8년 이상 지속되는 경향을 보였다.

동일한 데이터 기반 분석에서, 대상포진 백신 접종군은 비접종군 대비 치매 진단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으며, 이 효과 역시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수년에 걸쳐 유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 염증과 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고, 반복적인 염증 자극이 인지 기능 저하와 신경 퇴행을 가속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 가설과 맞닿아 있다.

이처럼 대상포진 생백신은 대상포진 자체 예방, 중증 및 합병증 감소, 치매 위험 완화, 심혈관 질환 예방이라는 연쇄적인 건강 보호 효과를 장기간에 걸쳐 기대할 수 있는 예방 수단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예방 효과의 장기 지속성과 추가적인 건강 편익에 대한 근거가 충분히 축적되고 있는 만큼, 지자체별 편차를 줄이고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 가이드라인과 재정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대상포진 백신은 이제 개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고령사회에서 지역 의료 부담을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공공의료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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