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경제제재·집단소송제 제기 호평
공개 질타, 공직자 모욕주기 변질 지적도
유튜브 채널 '이재명 TV'는 지난 11일부터 23일까지 19부·5처·18청·7위원회 대상 업무보고를 모두 15차례에 걸쳐 생중계했으며 중계 시간만 30시간을 훌쩍 넘겼다. 각 생중계는 길게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을 대신해 주요 공직자들에게 궁금한 점을 집요하게 물어보고 불합리하거나 개선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송곳질문'을 하며 노련한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국민들은 관심 분야 사업의 배경과 진행 상황, 소요 비용, 이에 대한 국정 방향 등 '디테일'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생중계를 계기로 공직사회에 긴장감이 조성되면서 업무 추진 속도와 효율이 제고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일 잘하는 대통령"이라는 반응이 나왔고 이 대통령 스스로도 업무보고가 넷플릭스보다 재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업무보고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쿠팡을 겨냥해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면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며 '형사처벌'이 아닌 '경제제재'를 가할 것을 강하게 주문하고 집단소송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함으로써 호평을 얻었다.
세금이 허투루 쓰이는 분야에 대해서도 꼬집으며 공공사업의 투명성 제고를 지시하는 등 나라 곳간을 알뜰하게 챙기는 모습도 그대로 생중계됐다. 이 대통령은 선급금 61%를 받은 다원시스의 철도차량 납품 지연에 대해 "정부기관이 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납품 업체에 선급금 70%까지 줄 수 있다는 규정을 20%까지 낮출 것을 지시했다.
다만 30시간이 넘는 생중계 시간동안의 '즉흥행정'은 리스크로 작용하기도 했다. 탈모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검토 지시는 정부의 추가 지원에 목말라하는 중증 및 희귀질환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공분을 샀고, 주류 사학계가 '유사역사학'으로 분류하는 '환단고기'를 언급한 것은 불필요한 논쟁을 촉발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책갈피 달러 반출'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질타한 것은 "정치적 탄압"이라는 야당의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더불어 생중계를 통한 공개 질타는 공직자 '모욕주기' '낙인찍기'로 그 의도가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여론이 반영된 듯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의 22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53.4%로 직전 조사 대비 0.9% 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42.2%로 0.7%p 증가했다. 리얼미터는 "생중계 업무보고는 긍정평가를 받았으나 인천공항 사장에 대한 공개 질책이 낙인찍기나 정치 보복 비판으로 이어져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