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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한화, 새 호위함 건조”… 안보동맹 강화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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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2. 24. 00:00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 해군 '황금 함대(Golden Fleet)' 구축 구상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예 프리깃함(호위함)들이 '좋은 회사' 한화(오션)와의 협력 아래 건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가 올해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국의 대미 조선업 투자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출항(出航)' 신호탄을 쏴 올린 것으로 평가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황금 함대 구상은 미 해군력의 '르네상스'를 통해 중국의 '해양 굴기'를 견제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군함 건조 능력 향상을 바탕으로 쇠락 상태에 처한 자국 조선업을 획기적으로 되살리겠다는 뜻도 담고 있다. 그가 "2차 세계대전 당시 하루 평균 4척 이상의 선박(군함)을 건조했던 능력을 우리가 잃게 된 것은 비극"이라며 "조선 능력 회복"을 강조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화를 콕 찍어 거명한 것은 그 의미가 자못 크다. 한화의 미 해군 프리깃함 건조 참여가 단순한 수주를 넘어 미 안보·산업 전략 전환 속에 K-조선·방산 산업이 차지할 위상의 시험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조선업이 안보를 토대로 '동맹형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고 하겠다.

미 해군이 한화의 도움을 통해 새로 건조하려는 프리깃함은 대형 선박·항로 방어를 맡는 전력이다. 한국 기업이 설계·블록·시스템 통합 등에 참여하면 K-방산·조선이 미 해군 체계에 구조적으로 편입되는 반사효과가 생기게 된다. 상선 중심의 K-조선이 고부가가치로 전환을 이루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 간 1500억 달러 규모 조선 협력 펀드, 미국 내 조선소 투자, MRO 시장 확대 등은 한국 기업에 군함·상선·수리·부품을 아우르는 '장기 패키지 시장'을 제공할 수도 있다. 한화와 함께 HD현대와 삼성중공업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K-조선업계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한국 기업의 미 황금 함대 구축 참여는 '함정 공급망 동맹'을 통해 한미 동맹의 질적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방위비 분담을 넘어 기술 협력을 통한 안보와 방산 연대를 구축하는 단계는 기존 동맹보다 더 강한 결속력을 가져올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중국이 지난번 한화오션에 했던 것처럼 우리 기업에 대한 '꼬투리 잡기'식 견제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마스가는 외교·안보·산업 전략이 결합된 종합 국가 프로젝트다. 정부는 정치적 리스크 관리, 규제 완화, 현장 인력 안전관리 등 기업의 투자 환경 보호에 힘써야 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은 마스가가 단순한 방산 수출이 아니고 안보와 동맹 등과 결부된 점을 염두에 두고 국익이 극대화되도록 힘을 합쳐 전력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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