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만 통해 독일 ZF社 ADAS 사업 인수…2조6000억 규모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에 대형 전장 분야 M&A
전장사업 주행 보조 영역 포트폴리오 확대
SDV 전환 가속…중앙집중형 컨트롤러 통합 구조 대응

삼성전자가 23일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의 ADAS 사업을 인수했다. 사진은 마티아스 미드라이히 ZF CEO(왼쪽부터),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겸 오토모티브 부문 사장의 모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ZF)'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업을 15억 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고성장 중인 전장 사업에서 주행 보조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글로벌 전장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에 단행하는 대형 전장 분야 M&A(인수합병)다. 인수 절차는 2026년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디지털 콕핏과 차량용 오디오 등 '차량 내 경험(In-Cabin Experience)'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을 키워왔으며, 이번 거래를 계기로 ADAS 분야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게 됐다.

ZF의 ADAS 사업은 25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SoC(시스템온칩) 업체들과 협업하며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고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ADAS 제품을 공급해 왔다.

하만은 이번 인수를 통해 차량용 전방 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등 자동차 주행 보조의 핵심 기술과 제품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디지털 콕핏과 ADAS를 하나의 중앙집중형 컨트롤러로 통합하는 구조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개념 이미지./삼성전자

중앙집중형 컨트롤러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능을 OTA(무선 업데이트)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어 기능 확장과 유지보수가 용이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차세대 차량 아키텍처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전망도 가파르다. ADAS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은 2025년 62조6000억원에서 2035년 189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약 12%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조(독일 플랙트그룹), 오디오(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 디지털 헬스(미국 젤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잇따라 인수를 단행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장 부문에서는 하만을 중심으로 디지털 콕핏, 인포테인먼트, 카오디오에 이어 ADAS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글로벌 종합 전장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하만은 삼성전자 인수 이후 매출이 2017년 7조1000억원에서 2024년 14조3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하만과 자사의 IT·소프트웨어·AI 역량을 결합해, 2030년 매출 200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전장·오디오 1위 업체로 위상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독일 ZF의 ADAS 제품군 이미지./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