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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의 대미 4440억달러 투자 약속과 중국 보복 리스크, 워싱턴서 쏟아진 경고와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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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2. 13. 00:15

유명환 전 장관 "중, 사드 보복 재현 가능성…수출입 중심 경제 한국, 취약"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중러북, 무제한 전쟁체제…한국 등과 연대해야"
임호영 "북 권력승계 군사 충돌 대비하면 한미에 기회"
골드 한미동맹재단
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예비역 육군 대장·왼쪽부터)·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미국 골드인스티튜트(GI·회장 마이클 플린)와 한미동맹재단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공동 주최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를 진행하면 중국이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은 미국 골드인스티튜트(GI·회장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와 한미동맹재단(회장 임호영 예비역 육군 대장)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공동 주최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 포럼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GI KUSAF
엘리 골드 미국 골드인스티튜트(GI) 대표(왼쪽부터)·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마이클 플린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문성현 전 주프랑스 한국대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 포럼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한국의 대미 4440억달러 전략 투자, 중국의 보복 리스크

한미동맹재단 이사장인 유 전 장관은 한국이 미국에 향후 10년간 외환보유고 4200억달러를 상회하는 4440억달러를 투자하면 반도체·조선 등 중국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주요 산업에 대한 한국의 경쟁력 강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2016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
했다.

유 전 장관은 미국이 한·미 간 갈등을 조장하려 할 중국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인지 의문이고,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약 85%를 대외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비중이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보복에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유 장관은 지난 10월 29일 경주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 후 지난달 13일(한국시간 14일) 발표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분석, △ 미국 에너지·반도체·주요 광물·인공지능(AI)·양자 컴퓨팅 분야 투자 2000억달러, △ 미국 조선업 부활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투자 1500억달러, △ 미국 군사 장비 구매 250억달러 △ 현행 연 11억달러의 3배에 달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33억달러 △ 대한항공의 보잉 여객기 103대 구매 360억달러 등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이 4440억달러라고 추산했다.

플린 회장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 골드인스티튜트 회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플린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 "중·러·북 중심, 무제한 전쟁 이미 시작...내부의 적 직면 미, 한국 등과 연대해야"

이날 포럼 참석자 대부분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중국의 위협에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과 연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플린 회장은 전 세계적인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은 중국·러시아·북한이 중심축을 이루고, 이란·베네수엘라·쿠바 등이 부차적으로 결합해 있는 구조라며 이 축이 군사·경제·사회·문화·심리·사이버 등 모든 영역의 전쟁 수단을 동원한 '무제한 전쟁' '규칙 없는 전쟁'을 이미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전에는 대서양과 태평양이 미국을 보호했지만, 지금은 미사일·드론·테러리스트 등의 공격 가능성으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닌데, 미국에는 중국이 100% 조종하는 내부의 적이 있는 매우 위험한 시기를 맞고 있다며 민주주의 체제가 가진 제약 조건 내에서 중국에 대응하는 방안을 정립하기 위해 '중국을 무너뜨리는 방법(가제)'이라는 책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찰스 플린 대장
찰스 플린 전 미국 육군 태평양 사령관이 미국 골드인스티튜트(GI·회장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와 한미동맹재단(회장 임호영 예비역 육군 대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공동 주최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 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플린 회장은 언제 어디서 전쟁이 시작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국가들과 연대해야 한다며 최전선에 있는 한국과의 동맹은 피와 희생으로 세워진 '우정의 동맹'으로, 본래 목적에서 완전히 벗어나 '문서'로만 존재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플린 회장은 "오랜전부터 미국의 미래, 다음 250년의 성공 여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달려 있고, 그 중심에 한국이 있다고 믿어왔다"며 "한국은 단순한 동맹이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위해 피를 흘린 경험을 가진 국가이며 미국과 함께 싸웠고, 재건해 온 국가"라고 소개했다.

플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핵심 지지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고, 그가 주최하는 행사의 주요 단골 참석자 중 한명이 트럼프 대통령일 정도로 워싱턴 정가에서 영향력이 크다.

예비역 중장인 플린 회장의 부친은 약 2년 6개월 동안 한국전쟁에 참전한 예비역 중사이고, 미국 육군 태평양 사령관을 지낸 동생 찰스 플린 예비역 대장은 이날 기조 강연을 했다.

찰스 플린 전 사령관은 태평양 지역에서의 제2차 세계대전이 1941년 12월 7일 일제의 진주만 공습이 아니라 1931년 만주사변으로 시작된 것과 같이 중국발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며 한국과 인도·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육군 중심의 주요 동맹국의 전력을 미국이 공군·해군력으로 지원해 억제 역량을 강화하고, 확신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플린 회장은 한미동맹재단 대표단과의 오찬에서 자신의 개인적 목표 중 하나가 워싱턴 사회에서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고, 플린 전 사령관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도전에 직면한 동맹국들을 지원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주요 방증 사례가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10대 경제국이 된 한국이라고 해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임호영 회장
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예비역 육군 대장)이 미국 골드인스티튜트(GI·회장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와 한미동맹재단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공동 주최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 포럼에서 패널 토론을 벌이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피원
◇ 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 "김주애로의 4대 세습 쉽지 않아… 권력투쟁 시 中 개입 경계, 한·미 대응 준비해야"

임호영 회장은 미국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비해 북한의 위협에 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북한에서 권력 승계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군사적 충돌 상황에 한·미가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북한 '김씨 왕조'의 최대 약점은 김정은에서 김주애로의 권력 승계라며 조선왕조 500년에서 일제 '천왕' 체제, 그리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진 북한은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유교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10대 초반의 여성인 김주애를 후계자로 수용하기 어려워 권력 투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임 회장은 이 권력 투쟁 과정에서 중국이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특정 군대 그룹을 지원하게 될 것이고, 이에 다른 그룹이 한국과 미국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북한 내에서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과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데,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전략적 유연성을 고려할 때 대만 해협보다 더 화약고인 한반도에서의 급변 상황에 충분히 준비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현 전 프랑스대사는 미국의 힘 원천이자 자산이 전 세계적인 동맹 네트워크이고, 한국이 그 중요한 축이라며 사실상 핵보유국인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과 연대해 억제력을 강화하고, 일본·나토와 다층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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