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낙수효과 실종… 中 생산 늘면 해외 생산 감소"
WSJ "첨단부터 저가까지 '싹쓸이' 中, 서독·한·일 등 과거 성장 모델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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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경제가 성장하면서 중국이 원자재를 사들이고, 거대한 소비 시장을 제공하면서 세계 경제를 견인했지만, 지금은 중국의 성장이 다른 나라의 성장 몫을 빼앗아야만 가능한 구조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 중국 성장 낙수효과, 옛말… "중국 성장할수록 세계 경제 위축"
WSJ은 최근 5년간 중국의 수출이 급증해 세계 제조업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됐지만, 수입량은 정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 정부가 '이웃 나라를 궁핍하게 하는(beggar thy neighbor)' 성장 모델을 추구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과거엔 중국의 생산량이 1% 증가할 때마다 세계 다른 지역 생산량을 0.2% 끌어올렸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제조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수출을 장려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연간 0.6%포인트의 추가 성장을 달성하더라도, 세계 다른 지역의 성장률은 0.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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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학의 근본적 원리(axiom)는 교역 확대가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선택의 폭을 넓히며 비용을 낮추면서 양국에 윈윈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계 2위 경제대국이자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철학은 이 원리와 상당히 달라 균형 무역이나 비교 우위 이론을 결코 믿지 않는다고 WSJ은 지적했다. 서방으로부터 핵심 기술을 도입하지만, 그 장기적 목표는 자급자족이라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세계 산업망의 중국 의존도 및 중국 생산의 독립·자립성 강화'라는 '쌍순환(雙循環)' 전략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항공기·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첨단 제품을 제조하면서도 장난감·의류 등 저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을 고수하고 있으며 해외 투자 중국 기업들이 배터리 등의 제조 기술을 이전하는 걸 막아왔다고 WSJ은 설명했다.
서독·일본, 그리고 한국도 수출 주도형 성장이나 정부가 특정 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쳐왔지만, 이러한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은 경제적 상호 의존도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수입을 차단하려고 하지도 않았으며 가치 사슬의 상위로 올라가면서 저부가가치 제조업이 더 빈곤한 나라로 이전하도록 허용했다는 점에서 중국과 차별화된다.
중국의 수출 공세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미국이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해 자동차 등 중국산에 대해 공동 제한 조치를 부과하고, 상호 간에는 낮은 수준의 제한을 유지하는 것인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러한 공동 전선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WSJ은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