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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 다음날 짐 쌌다… 캄보디아, 태국 SEA 게임서 선수단 전원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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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2. 10. 13:02

TOPSHOT-SEAGAMES-2025-THA-OPENING <YONHAP NO-3759> (AFP)
9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33회 동남아시안게임(SEA 게임) 개막식에서 캄보디아 선수단이 국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에서 전면전에 가까운 무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캄보디아가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제33회 동남아시안게임(SEA Games)에서 선수단 전원을 철수시켰다. 개막식 바로 다음 날 이뤄진 이번 철수로 '동남아의 평화 축제'도 시작부터 파행을 빚게 됐다.

10일(현지시간) 채널뉴스아시아(CNA)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밧 참로언 캄보디아 올림픽위원회(NOCC)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대회 조직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캄보디아 선수단 전원을 즉각 철수시킨다"고 통보했다.

참로언 사무총장은 서한에서 "안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선수 가족들의 간곡한 귀국 요청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며 "결코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캄보디아는 이번 SEA게임에 110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캄보디아 선수단은 불과 전날(9일) 밤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해 캄보디아 국기를 흔들며 입장했었다. 수영·태권도·주짓수 대표팀 등은 경기를 위해 8일 방콕에 도착했으나, 본경기는 치러보지도 못한 채 짐을 싸게 됐다.

조직위원회는 비상이 걸렸다. 이미 캄보디아의 불참으로 축구 등 9개 종목 일정을 조정한 데 이어, 수영과 태권도 등 남은 12개 종목의 대진표를 당장 오늘부터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국경의 총성이 스포츠 정신마저 압도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태국 공군의 공습과 캄보디아의 로켓 반격으로 양국 국경에서는 민간인 등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14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이 "적군 섬멸"을 언급하고 태국 아누틴 총리가 "협상 불가"를 선언한 상황에서, 캄보디아 정부는 적국(태국)의 수도에 자국 국가대표들을 남겨두는 것을 정치적 부담이자 인질 위험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태국 스포츠 당국은 "경비 병력을 3배로 늘리겠다"며 설득했으나, 이미 전면전 양상으로 확전된 상황에서 캄보디아 측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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