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韓, 동족 배제”… 이런 北에 유화책 가당한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26010008101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2. 27. 00:0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9차대회 기념 열병식 주석단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극언했다. 지난 20∼21일 열린 북한 노동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다. 그는 또 "(남한이) 우리의 안전환경을 다치게 하면 우리는 임의의 행동을 개시할 수 있다"면서 핵무기를 통한 '한국의 완전 붕괴'까지 위협했다. 남한과 영원히 결별한다는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명확히 한 데다 노골적인 핵 위협까지 가했다. 한 북한 전문가의 말대로 '역대급 호전적 대남 선언'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정부의 대북 유화책에 대한 철저한 거부 선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북한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不)추구, 적대행위 배제 등 대북 '3대 원칙'을 천명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선 '교류와 관계 정상화를 통해 비핵화를 유도한다'는 '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부는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방송 중단, 국가정보원 대북 방송 중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일반 공개, 민간 무인기 침투 유감 표명 등 대북 유화 카드를 잇달아 발표했다. 최근에는 군 일각의 우려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9·19 남북군사합의의 복원을 추진해 논란이 커졌다. 특히 군사분계선 일대의 비행금지구역을 선제적으로 복원키로 한 데 대해선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진영승 합참의장에게 "한국군 스스로 대비 태세를 제약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공격했다. 한미 군사동맹에 균열을 내면서까지 북한에 '성의'를 보였는데, 되레 뺨을 맞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미국에 대해서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대화 여지를 열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놓되 한국은 철저히 배제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이다.

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남북 관계 정상화, 한술 밥에 배부르겠냐"며 "지속해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한·중 관계 복원을 바탕으로 중국의 중재를 유도해 북한을 억제한다는 구상도 진척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정부의 한반도 평화 로드맵은 사실상 벽에 부딪혔다. 근본 원인은 북한의 대남·외교기조의 전환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이른바 '자주파'의 비현실적 대북 인식이다. 이들은 지난 김정은-트럼프 대통령 회담 실패 이후 '핵전력 우위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통미봉남'을 외교기조로 정한 북한을 여전히 이전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남북 간 평화공존을 지향해야 하지만 지금 같은 비현실적인 대북 유화정책이 과연 가당키나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