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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수장 교체 현대차… 제네시스·내수 손보고 ‘인도’ 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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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12. 04. 18:00

일부 임원 조기 인사 단행
'영업통' 김승찬 국내판매 총괄
제네시스사업본부장에 이시혁
인도, 아중동서 단독 권역 격상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장단 정기 인사에 앞서 조직 구조와 전략 방향을 흔드는 조기 인사를 단행했다. 내수 시장과 제네시스 브랜드를 손질하는 한편, 글로벌 성장 핵심으로 꼽히는 인도를 독자 권역으로 격상하며 해외 전략축도 재편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국내사업본부를 비롯해 제네시스, 인도, 그리고 중국 등 사업부의 핵심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제네시스사업부를 이끌어온 송민규 부사장과 국내사업본부장을 맡아온 정유석 부사장은 보직에서 물러나고, 새 국내사업본부장에 김승찬 국내판매사업부장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제네시스사업부장에는 이시혁 북미권역상품실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 발탁됐다.

김 신임 부사장은 영업 현장에 잔뼈가 굵은 '영업통'으로, 전국 딜러 네트워크와 판매 조직을 두루 경험한 실무형 인사로 꼽힌다. 최근 내수 부진 속에서 점유율 방어와 수익성 회복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국내 영업을 총괄한다. 또한 기존에 맡았던 국내판매사업부장을 겸임하면서 판매 의사결정을 단일 체계로 묶는 책임경영 구조도 강화했다.

제네시스사업부장으로 낙점된 이 신임 전무는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초기부터 상품 기획과 글로벌 전동화 전략을 담당해 온 '제네시스맨'이다. 2019년 제네시스 상품실장, 글로벌상품전동화추진실장, 북미법인 기획 및 상품실장 등을 거치며 제네시스의 주요 판매처인 북미 시장을 현장에서 경험했다.

이번 인사의 배경에는 제네시스 성장 둔화와 국내 판매 정체, 전동화 전환 속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경쟁력 약화 등에 대한 내부 책임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앞서 송창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사장) 겸 현대차그룹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포티투닷(42dot) 대표가 사의를 표한 데 한 데 이어 상품과 영업 핵심 조직까지 동시에 교체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성과 중심 조기 세대교체 기조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AVP 본부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및 차량 소프트웨어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했지만 가시적 성과가 제한적이었던 점이 송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배경으로 보고 있다.

해외 전략에서도 변화의 기조가 분명히 드러났다. 현대차는 기존 '인도아중동(인도, 중동, 북아프리카)' 체제를 폐지하고 인도를 단독 권역으로 분리했다.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자 향후 최대 성장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를 별도 경영 체제로 운영하며 현지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인도권역본부장에는 타룬 갈크 사장이 선임됐고, 최고운영책임자(COO)에는 박동휘 아중동권역본부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해 이동했다. 박 전무는 향후 인도 IPO 이후 수익성 관리와 시장 확대를 실무적으로 총괄할 예정이다.

아태권역에는 도날드 르마노 호주판매법인(HMCA) 사장이 본부장으로 선임됐고, 아중동 사업기획·전략 총괄 타렉 모사드 사장이 아중동권역본부장을 맡는다. 기아 중국 사업 수장에는 정덕화 중국법인 중국판매본부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해 총경리로 선임되며 중국 조직도 세대교체 흐름에 합류했다.

업계는 이번 인사를 "현대차가 기존 안정 운영 체제를 내려놓고 경쟁 체제로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계기"로 평가한다. 특히 내수·제네시스·인도라는 세 축을 동시에 재정비한 것은 한국·프리미엄·신흥시장이라는 핵심 전선을 동시에 관리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 조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상품 경쟁력 회복과 인도 시장 확대는 향후 현대차 중장기 실적을 가를 최대 변수"라며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실행력을 높이려는 방향 전환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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