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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 ‘수소가 일상으로 들어오다’ 에어 워터 수소차 충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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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5. 11. 30. 00:50

日홋카이도 삿포로 도심 한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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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워터 주식회사의 게이수케 콘다 부장이 수소차에 연료인 수소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11월 27일 오전, 잿빛 구름이 낮게 깔린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 중심가 오도리(大通) 동쪽. 찬 공기가 건물 사이를 파고들고, 인도에는 밤사이 내린 습기가 아직 마르지 않았다. 도심 빌딩숲 한가운데 자리한 Air Water 수소차 충전소(오도리 히가시)는 기존 주유소와 다르지 않은 외형 속에 '미래의 연료'를 숨기고 있었다. 삿포로 한복판에 들어선 첫 고정식 수소충전소다.

이 충전소는 연료전지버스(FC 버스), 연료전지트럭, 수소승용차 등 상업용 수소차까지 대응할 수 있는 도시형 충전 인프라로, 올해 여름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특히 이곳은 정비 기간에도 독립적으로 연속 충전이 가능한 복수 충전 라인 구조를 갖춰, 재난 대응과 대중교통 운행 안정성까지 염두에 둔 설계가 적용됐다. 단순한 '실증 설비'가 아니라 삿포로 도심 교통체계에 실제로 편입된 수소 인프라라는 점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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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시내의 수소차 충전소의 수소차 엔진 /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이 충전소를 운영하는 에어 워터 주식회사의 게이수케 콘다 부장은 "삿포로는 일본에서도 겨울철 기온이 특히 낮은 도시"라며 "혹한기에도 안정적인 충전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큰 기술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실내외 온도와 환기 상태는 상시 모니터링되며,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대형 창이 개폐되는 구조다. '테라스형 실내 공간'으로 설계된 충전소 상부 구조는 혹서·혹한 환경 모두를 실험하는 도시형 수소 플랫폼 역할까지 겸한다.

이 충전소를 중심으로 삿포로 도심에서는 '수소 마이크로 에너지 생태계' 실험도 병행되고 있다. 단순히 차량에 수소를 넣는 데서 그치지 않고, 향후에는 도시 난방, 재난 대응용 전력 공급, 공공시설 에너지 보조 전원까지 연계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다. 관계자는 "수소를 곧바로 가정에 들이기보다, 먼저 전기나 다른 에너지로 전환해 사용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단계"라고 밝혔다.

수소 확산의 가장 큰 장벽으로는 여전히 '수요 부족'이 꼽혔다.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은 상당 부분 확보됐지만, 이를 기존 석유·도시가스 체계처럼 일상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과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충전소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은 결국 개인의 생활 방식과 설비를 함께 바꿔야 하는 문제라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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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워터 주식회사의 게이수케 콘다 부장이 수소 저장시설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삿포로 수소 프로젝트는 도시형 수요 창출 모델을 통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이 생태계에는 NTT Group, Sumitomo Corporation 등 대기업과 함께, 홋카이도대학교, 무로란공업대학 등 연구기관도 참여하고 있다. 또 디지털 트윈 기반 설비 예측 기술을 보유한 한국 스타트업 1곳도 입주해, 삿포로시와 한국 기업 간 협업 사례가 실제로 가동 중이다.

현장 설명을 종합하면, 삿포로 수소충전소는 단순한 에너지 설비가 아니라 '도시 속 실험실'에 가깝다. 도심 한복판에서 수소차가 오가고, 그 수소가 전기로 바뀌어 건물과 공공시설을 움직이는 구조를 실제 생활 공간에서 검증하고 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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