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가상화폐 폭락에 ‘디지털 자산 재무’ 모델 붕괴…보유 기업들 가상화폐 잇단 매각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27010014547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1. 27. 12:29

가상화폐 보유 기업 주가 폭락
'가상화폐 자산 재무' 전략 역풍
자사주 매입 위해 토큰 매각 잇달아
"악순환 시작됐다"…보유 가상화폐 급매에 시장 불안 확대
CHINA-BITCOIN/
비트코인을 표현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9월 10일(현지시간) 찍은 사진./로이터·연합
1조달러가 넘는 가상화폐 가격 급락으로 이를 보유한 기업들이 보유 자산을 처분하면서 '디지털 자산 재무' 사업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의 주가는 지난 3개월 동안 50% 급락해 많은 유사 기업의 주가도 함께 끌어내렸다.

가상화폐 데이터 전문 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시총은 7월 최고점인 1760억달러에서 약 770억달러가 증발했다.

스트래티지 등 가상화폐 보유 기업의 시총이 보유 가상화폐 가치보다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가격 상승과 대규모 주식·채권 발행이라는 선순환 구조에 의존해 온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FT는 전했다.

스트래티지가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비트코인 재무' 전략으로 전환한 후 주가가 급등하자 영화 제작·전자담배·전기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많은 모방 기업이 등장했고, 이는 지난달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가상화폐가 올가을 투기성 자산 매도 물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열풍이 사그라들었다.

EL SALVADOR CRYPTOCURRENCIES
멕시코 사업가 리카르도 살리나스 플리에고가 11월 12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 국립궁에서 열린 '비트코인 히스토리코' 암호화폐 행사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
일본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메타플래닛의 주가는 6월 최고점 대비 80% 급락했다. 이에 이 기업은 비트코인을 담보로 1억3000만달러 규모의 대출을 조달했으며 이 자금은 자사주 매입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최대 비트코인 구매사인 스마터웹컴퍼니의 주가는 올해 44% 하락, 기업 가치( 1억3200만파운드)가 보유 비트코인 가치(약 2억3200만파운드)의 57%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상화폐 데이터 기업 카이코의 애덤 모건 매카시 선임 연구원은 "이 기업들에서 급매가 일어나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며 "이는 악순환이다.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하는 순간, 저점 경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여러 기업이 자사주 매입 자금 조달과 주가 방어 목적으로 가상화폐를 매각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사실상 '가상화폐 재무' 모델을 역방향으로 전환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이더리움 보유 기업인 FG넥서스는 최근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자금 조달을 위해 약 4150만달러어치의 토큰을 매각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이더리움 비축 기업 이더질라(ETHZilla)도 지난달 27일 약 4000만달러의 토큰을 매각했다.

프랑스 반도체기업인 시퀀스 커뮤니케이션즈는 채무 상환을 위해 이달 약 1억달러의 비트코인을 매각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보유 기업은 구매자를 찾을 수 있지만, 더 틈새시장용 토큰을 보유한 기업들은 보유 자산으로 조금을 조달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매카시 선임 연구원이 지적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