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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완전한 비핵화’ 명시에 北 나흘만에 반응…절제된 발언은 전략적 신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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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5. 11. 18. 15:26

北,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 발표 4일 만에 논평내고 반발
북한 비핵화 문구에 민감 반응…핵잠은 "핵도미노 초래"
"향후 실무협의 등 국면 맞춰 대응 수위 점진 상향할 것"
김정은, '폭풍 군단' 조선인민군 제11군단 지휘...<YONHAP NO-3414>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일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조선인민군 제11군단 지휘부를 방문해 병사들의 경례를 받으면서 이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의 팩트시트가 공개된 지 나흘 만에 내놓은 공식 입장은 통상 대남·대미 메시지에서 쓰던 거친 표현을 자제하고, 비교적 절제된 언어를 사용했다. 북한이 발언의 수위를 조절한 것은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대응 단계를 조절하려는 의도로 향후 북미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전략적 신중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논평에서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와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을 싸잡아 비판했다. 북한은 "두 문서는 우리 국가에 끝까지 적대적인 미한의 대결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대결적 기도가 다시 한번 공식화, 정책화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은 팩트시트에 담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VID)' 표현에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정상급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확약한 것은 우리의 헌법을 부정하려는 집중적 표현"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현 미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을 둘러싼 언론과 전문가들의 논의는 종지부를 찍었다"고도 했다.

핵추진잠수함(SSN) 추진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북한은 이를 '자체 핵무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포석'이라고 규정하고 "지역에서 '핵 도미노'를 초래하고 군비경쟁을 격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안보 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전 세계적 핵 통제 불능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정상회담, SCM 등 한미 양측에서 여러 발언과 설명이 나왔음에도 공식 반응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팩트시트가 발표되자마자 논평을 통해 첫 입장을 내놓았다.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부분은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한 대목이다. 북한이 이 문구에 대해 자국 헌법까지 언급하며 반발한 것은 핵보유국 인정 여부가 미국의 협상 태도를 가늠하는 핵심 기준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논평 첫 문단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문제로 구성한 것은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보는 사안이 핵보유국 지위임을 보여준다"며 "향후 실무협의 등 국면에 맞춰 대응 수위를 점진적으로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대결적 기도가 다시 한번 공식화됐다'고 평가한데 대해 "한미동맹의 업그레이드가 북한에는 강한 위협 신호로 인식됐다"고 풀이했다. 임 교수는 "향후 한국 정부가 어떠한 대화 제안을 내놓더라도 북한은 이를 '위선적' 또는 '진정성 부족'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북한의 '대결적 기조' 언급에 대해 "정부는 조선중앙통신의 논평과는 달리 북측에 적대나 대결 의사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공지를 통해 "한미 간 안보 협력은 안보를 튼튼히 하고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한미동맹이 한반도와 역내 평화 안정에 기여할 수 있게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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