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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코오롱글로벌, 300%대 부채비율 속 풍력사업 흑자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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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5. 11. 20. 18:04

풍력 발전을 성장 동력으로 점찍었지만
GS풍력발전 선례 보니 상업운전 가동해도
흑자 전환까지 수년 걸릴 가능성 적잖아
400%대 안팎 부채비율 낮추고자
계열사 합병…이웅열 지분은 9%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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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컷
코오롱글로벌이 건설업 부진의 돌파구로 선택한 풍력 발전이 되레 발목을 잡고 있다. 본업 악화로 부채비율이 400%대를 오가는 상황에서 풍력 자회사들은 사업장 건설 단계에 머물고 있어 재무적 이중고가 심화되고 있다.

다른 대기업 계열 풍력 발전 사업의 선례에 비춰볼 때, 코오롱글로벌의 자회사들 역시 상업운전을 개시하더라도 상당 기간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코오롱글로벌은 부채 부담을 덜고자 계열사 흡수 합병이라는 '묘수'를 내놓은 상태인데, 결과적으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지분만 늘어난 채 풍력을 통한 위기 타개는 난망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이 풍력 투자를 본격화한 2022년 부채비율은 403.0%까지 치솟은 데 이어 작년 9월 말에는 559.6%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은 370%로 줄곧 건설업계의 위험 임계치인 300%대에 머물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본업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위기를 맞았다. 코오롱글로벌의 영업이익은 2022년 1667억원, 2023년 76억원, 2024년 -567억원 등이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56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이익 규모가 과거 호황기에 비해 현저히 낮고, 고질적인 부채비율 리스크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권준성·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부동산 경기 및 원가 부담 등 건설업 전반의 환경이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재무지표의 개선을 견인할 만한 수준의 자체 현금흐름 회복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부채비율 400%대의 고착화 속에서 코오롱글로벌은 건설업 수렁 탈출과 풍력 사업 흑자 전환이 요원한 양쪽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풍력 자회사인 하사미의 영업손실은 2022년 300만원, 2023년 1600만원, 2024년 1억7700만원 등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자본금은 59억9700만원인 반면 자본총계는 36억8900만원에 그쳐 자본금의 약 38%가 손실로 잠식된 상태다. 부채총계(183억8100만원) 중 차입금(160억8000만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87.5%다.

이렇듯 부채 대부분이 차입금이라는 건 회사가 매년 막대한 이자 비용을 지출해야 함을 뜻한다. 하사미는 지난해 1억7700만원의 영업적자를 낸 상태에서 1억600만원의 이자 비용을 지출했다. 이를 반영한 하사미의 당기순손실은 4억7300만원으로 수익성 부재와 높은 금융 부채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2016년 설립된 하사미는 본래 코오롱글로벌과 태백 지역 주민이 각각 18억3500만원·500만원씩 지분을 나눠 보유한 법인이었는데, 2022년 코오롱글로벌이 주민 지분을 인수하면서 코오롱글로벌의 완전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코오롱글로벌은 건설 수의계약 형태를 통해 하사미에 총 271억6900억원의 자금을 투여했다. 하사미 사업장은 내년 초 준공 후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코오롱글로벌의 또 다른 풍력 자회사인 양산에덴밸리풍력발전은 2023년 설립 이래 코오롱글로벌로부터 유상증자·차입 등을 통해 23억2000만원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내년 사업장 착공 예정인 양산에덴벨리는 매출액이 발생한 적이 없고 작년엔 44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22억2000만원인데 비해 자본총계는 21억6800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해당한다.

이런 와중에 지난 2분기 코오롱글로벌은 영백풍력태양광발전에 13억8300만원을 새롭게 출자하기도 했다.

코오롱글로벌 풍력 사업장들은 흑자 전환까지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대기업 계열 풍력 발전의 유일한 선례로 꼽히는 GS풍력발전의 경우 2010년 6월 제주월령발전소를 필두로 상업운전을 개시했지만, 2014년까지 영업 적자를 겪다가 2015년에야 흑자로 돌아섰다. GS풍력발전의 모회사인 GS E&R에 따르면, GS풍력발전이 흑자 전환하기까지 풍력 사업에 투입한 자금은 약 1000억원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준공 후 시설 운영을 해봐야 흑자 전환 시점 추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 계열사 흡수 합병이라는 전략을 택한 상황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안에 호텔·리조트 기업인 엠오디(MOD)와 부동산 위탁 운영사 코오롱엘에스아이(LSI)와의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다.

MOD 지분은 ㈜코오롱과 이웅열 회장이 각각 50%씩 소유하고 있으며, LSI 지분은 ㈜코오롱이 100% 소유하고 있다. MOD(107.3%)와 LSI(134.2%)의 상대적으로 낮은 부채비율에 힘입어 전체 부채비율이 하락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앞서 이 회장은 코오롱글로벌 보통주 7만2486주(0.38%)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오롱글로벌과 MOD 합병 후 그의 코오롱글로벌 지분은 232만3173주(9.14%)로 증가한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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