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합의 도출
대만 제외한 글로벌 현안도 다뤄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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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 동안의 길지 않은 시간에 미국의 대중 관세 10%P 인하와 '좀비 마약'인 펜타닐 대중 관세 10% 인하,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1년 유예 및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등의 많은 결정을 이끌어냈다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한중 및 미국의 외교 소식통들과 외신들의 예상을 분명 훨씬 뛰어넘었다고 해야 한다. 이번 회담에서의 성과가 빅딜에 가까운 스몰딜로 평가되는 것은 확실히 괜한 게 아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당연히 아쉬운 부분은 있다. 내달 중순 만료될 예정인 양국 간 '초고율 관세 유예' 기간의 재연장 문제가 타결에 이르지 못한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양국 간 이견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양국이 올해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이후부터 격렬하게 관세 및 무역전쟁을 전개해 왔다는 사실을 상기할 경우 이해의 소지는 충분히 있다고 해야 한다.
이처럼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꽤 괜찮은 성과를 올린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우선 절대로 굴복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결사항전 의지를 간파한 미국의 한 발 양보를 먼저 꼽을 수 있다. 미국이 더 이상 강경하게 나갔다가는 큰 코를 다치겠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얘기가 될 것 같다.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 및 무역전쟁을 오랜 동안 치르면서 습득한 노하우 역시 거론해야 한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웬만한 패를 다 보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지피지기 백전불태(나를 알고 남을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음)'의 입장이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은 미국과는 달리 결정적인 순간에 전의를 북돋아줄 우군이 전 세계 곳곳에 많았다. 이 사실은 미국의 동맹국이라고 해도 좋을 유럽연합(EU)의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까지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을 등지려고 하지 않았던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아무려나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발판으로 그동안 불편했던 관계를 상당 부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이 회담 직후 "중국과 미국은 대결보다 대화를 강화해야 한다. 양국 간 각 채널의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양국의 경제 무역 문제 해결에 공감대를 찾아야 한다. 상호 보복의 악순환이 되풀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 후속 작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전향적 입장을 피력한 사실을 보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중미 정상이 경제 및 무역, 에너지 분야의 협력 강화를 거론했다. 인문교류도 촉진해야 한다"는 요지의 보도를 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해야 한다. 런민(人民)대학 정치학과의 팡창핑(方長平) 교수가 "미국은 중국을 마냥 윽박질러서는 곤란하다. 이제 그런 비이성적인 억압의 시대는 갔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를 이성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로 보면 크게 이상할 것도 없지 않나 싶다.
나름 상당히 성공적으로 평가해야 할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에 청신호를 밝혀준 것 외에 두 지도자의 위상 강화에도 도움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권위가 이전 같지 못하다는 평가를 듣는 시 주석에게는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가 이번 한국행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상당히 적극적이던 것은 다 이유가 있었지 않나 싶다. 이 점에서만 봐도 6년 만의 미중 정상회담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단언해도 괜찮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