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공격 정당화 하기 위해 사실 날조"
양측, 휴전 유지 의지 밝히고 있지만 긴장 고조
|
로이터 통신·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어기고 병사 두 명을 사살했다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테러에 활용되는 터널, 무기고 등을 겨냥해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공격을 이유로 인도적 지원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1단계 휴전이 지난 10일 발효된 지 9일 만에 가장 강도 높은 공격으로, 양측 모두 휴전 유지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합의에 따라 가자 남부 라파 지역에서 테러 인프라를 해체하던 중 '팔레스타인 극단주의자'들의 대전차 미사일 및 총기 공격을 받아 자국군 2명이 사망했다며, '중대한 휴전 협정 위반'에 대응해 이번 공습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공습 강도가 높아 인도적 지원을 일시 중단했다"며 "폭격이 멈추면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애초 무기한 지원 중단 방침을 내놨으나 이후 입장을 완화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날 하루 동안 44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양측은 최근 사흘간의 잇단 교전 이후 서로가 휴전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면서도, 휴전 자체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밤 휴전 협정 이행을 다시 시작한다며 "협정을 계속 유지하고, 어떠한 위반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 수장들과 회의를 한 뒤 "하마스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보장관 및 군 수뇌부와 논의한 결과, 가자 내 하마스 목표물에 대해 강력한 조처를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하마스는 성명에서 "라파 지역에서 어떠한 사건이나 교전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그 지역 전투원들과의 연락이 몇 달 전 끊겼다"고 밝혔다. 하마스 정치국의 이즈자트 알리슈크는 별도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계속 위반하고 있으며,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근거 없는 구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휴전 합의에는 인도적 지원의 대폭 확대도 포함했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구호물자 트럭은 하루 300대에서 600대로 늘어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구호 재개 시점은 불투명해졌다고 NYT는 전했다.
네타냐후 내각 내 극우 강경파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휴전의 완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초강경 우파로 분류되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하마스가 휴전을 지킬 것이라는 생각은 이미 위험한 환상임이 드러났다"며 "전면전을 즉시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휴전 당시에도 하마스의 '완전한 격퇴' 전까지는 전투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던 인물이다.
사망자 시신 인도 문제도 불씨로 남아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사망한 인질들의 시신을 더디게 인도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스라엘 정부에 따르면 하마스는 지난주까지 생존 인질 20명을 석방하고, 사망자 12명의 시신을 넘겼다. 그러나 넘겨받은 시신 중 1구는 신원 확인 결과, 인질과 일치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당국은 여전히 16명의 인질 시신이 가자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폐허 속에 매몰된 시신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고, 중장비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2000명 가까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고, 100구 이상의 팔레스타인인 시신을 가자지구로 송환했다.
앞서 17일 이스라엘군은 가자 북부에서 차량 한 대를 공격해 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4명도 포함됐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차량이 휴전선 이남 '금지구역'을 넘어왔다며 "경고 사격에도 불응한 '수상한 차량'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들에게 이 구역을 넘지 말 것을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전력·통신 두절로 인해 가자 주민들이 정확한 경계선을 인지하지 못한 채 접근하는 경우가 잦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