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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최초 노벨 물리학상 中 석학 양전닝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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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0. 18. 16:27

두세기를 넘어 향년 103세
美 시민권 얻었다가 中 귀화
말년에는 칭화대에서 교편
중국인 최초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양전닝(楊振寧) 중국 칭화(淸華)대학 교수 겸 중국과학원 원사)가 18일 타계했다. 향년 103세로 2세기를 살았다. 유족으로는 2004년 재혼한 웡판(翁帆·49) 박사와 전처 소생인 2남1녀가 있다. 18억 위안(元·3600억 원)으로 추정되는 유산은 웡 박사가 아닌 이 2남1녀에게 상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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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의 양전닝 박사와 재혼 부인 웡판 박사. 양 박사의 타계로 그의 막대한 재산은 2남1녀의 자녀들에게 상속될 것으로 보인다./신화통신.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1922년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에서 태어난 양 박사는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 시난(西南)연합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칭화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이듬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1948년 시카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로는 입자물리학과 장이론, 통계물리학, 응집물질물리학 등이 꼽힌다.

보도에 따르면 그가 1954년 미국의 로버트 밀스와 함께 제창한 '양-밀스 이론'은 입자물리학 표준 모델의 기초를 마련한 현대 물리학의 초석 중 하나로 유명하다. 맥스웰방정식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필적하는 기초 물리 이론으로 평가될 정도였다. 이외에 통계물리학과 수학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연 '양-백스터 방정식' 역시 그의 업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1957년에는 물리 현상을 기술하는 방정식의 반전성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를 설명한 '패리티 비보존 이론'을 수립한 공로로 시난연합대학과 시카고대학에서 함께 수학한 리정다오(李政道) 박사(1926∼2024)와 함께 중화권 최초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됐다.

그는 박사 학위 취득 이듬해인 1949년부터 프린스턴고등연구소에서 일했다. 노벨상을 수상하기 직전인 1955년에는 교수가 됐다. 이어 1966∼1999년에는 뉴욕주립대학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현재 양전닝이론물리연구소로 이름이 바뀐 이론물리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았다. 1986년에는 홍콩 중원(中文)대학 석좌교수, 1997년과 1999년에는 모교인 칭화대 고등연구센터(현 고등연구원) 명예 주임과 교수가 됐다.

그는 1964년에 미국 시민권자가 됐다. 그러나 미중 화해 무드가 조성된 1970년대부터 중국 과학 및 기술 발전을 위해 당정 최고 지도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등 모국 발전에 힘을 보탰다. 결국 2017년에는 중국으로 다시 귀화했다.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은 자국 석학의 별세에 일제히 부고 기사를 내보내면서 추모에 나섰다. 세계 최대 중국어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는 그를 설명한 백과사전 페이지를 흑백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또 고인이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칭화대학은 이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의 일대기와 중국 내외 물리학계의 평가 등을 정리, 발표했다. "양전닝은 두 세기를 뛰어넘어 중국과 서방 문화를 연결했다. 미지를 탐색하는 불멸의 전설이었다"면서 애도하는 내용이었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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