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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토종 OTT의 반격…지형 변화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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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10. 15. 15:36

김영진
산업부 김영진 기자
국내 OTT 시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티빙과 웨이브, 두 토종 플랫폼이 손을 잡고 '통합 광고형 요금제'를 내놓으면서부터인데요. 단순한 제휴를 넘어 가격과 광고, 콘텐츠, 기술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전략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선보인 '웨이브X티빙 더블 광고형 스탠다드'는 월 7000원에 양사 콘텐츠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상품입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OTT가 개별 구독 모델을 고수해왔다는 점에서 주요 서비스끼리 손잡고 내놓은 통합 상품은 이번이 처음으로,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이용자 경험이 크게 달라집니다.

광고 시장에서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 1000만명 이상에 도달할 수 있는 통합 광고 플랫폼을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지상파·CJ ENM·종편 등 방송 점유율 70%에 육박하는 프리미엄 채널과 라이브 콘텐츠를 기반으로 광고 신뢰도를 확보했고, 커머스·라이프스타일 데이터를 결합해 고가치 소비자를 정밀 타깃팅하는 솔루션도 선보였습니다.

기술 투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티빙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비해 3년 만에 개발자 공개 채용을 시작하며 AI·데이터 기반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낼 것을 예고했습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시장 방어를 넘어 '글로벌 K-OTT'로 도약하겠다는 장기 전략입니다.

이처럼 공격적인 전략의 핵심에는 결국 두 플랫폼의 합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티빙과 웨이브는 2023년 12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올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습니다. 다만 2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병 절차는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최주희 티빙 대표가 "연내 합병이 어렵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언급한 만큼 내부 의지는 여전히 강한 상태입니다.

시장 상황 역시 녹록지 않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넷플릭스는 MAU 1475만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티빙은 767만명으로 2위에 올랐지만, 3위인 쿠팡플레이(729만명)와의 격차가 크지 않습니다. 웨이브는 430만명 수준으로 아직 차이가 큽니다. 다만 쿠팡플레이의 모기업인 쿠팡이 미국 회사라는 점에서 이를 '토종 OTT'로 볼 수 있는지에 의문도 제기됩니다.

그래서 업계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으로 탄생할 '토종 OTT 연합'에 주목합니다. 이번 연합의 의미는 단순한 가입자 확대를 넘어 국내 OTT 산업의 경쟁력을 재정립하고, K-콘텐츠를 세계 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꼭 두 이용자 수의 단순 합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콘텐츠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경쟁력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의 합병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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