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은 10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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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연체채권 매각으로 자산건전성 개선 효과도 노리고 있지만, 연체율은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출채권의 원금 손실까지 감내했음에도 연체율이 잡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카드사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4038억원으로 전년 동기(3685억원) 대비 10% 증가했다.
카드사 중에서 가장 많은 대출채권 매매이익을 올린 곳은 신한카드다. 1057억원의 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823억원) 대비 28% 증가한 수준이다. 대출채권 매매이익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KB국민카드로,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한 683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이 외에도 롯데카드가 785억원, 현대카드가 655억원, 우리카드가 506억원, 하나카드가 263억원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을 거뒀다. 삼성카드와 비씨카드는 대출채권을 매각하지 않았다.
카드사들이 대출채권을 매각하는 건 실적 방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 수익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채권 매각을 통해 수익성 악화를 방지하는 것이다. 실제 카드사들의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3조7722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가 직접 회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대출채권을 매각할 경우 당장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대출채권 매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사면 등 신용불량자 구제 정책이 시행되면 연체채권을 회수하는 게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이 대출채권을 적극적으로 매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연체율 관리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1.76%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연체 채권 정리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이 매각하는 채권은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 연체된 대출채권인데, 이 채권을 팔게 되면 연체율이 낮아지게 된다. 올해 상반기 대출채권 매매이익이 급증한 국민카드의 경우 연체율이 지난해 말 1.85%에서 올해 6월 말 1.79%로 낮아지기도 했다.
경기 둔화로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고, 카드론·현금서비스 연체가 늘어나면서 연체채권을 선제적으로 정리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체율 상승을 억제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손쉬운 방안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체율 관리를 위해서 연체 채권을 매각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채권 회수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적정 시점에 매각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