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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식 낮 거래 부활…‘1조원 수수료’ 증권사 실적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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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10. 13. 18:22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1조 돌파
거래시간 확대에 실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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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권사들이 다음달부터 미국 주식 낮 거래(주간 거래)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재개한다. 외화증권 수탁수수료가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서학개미 열기가 이어지면서, 거래시간 확대가 증권사 실적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복수 대체거래소(ATS) 연계, 롤백 시스템 구축 등 안전장치 마련에 힘쓰고 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631억달러(232조4207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1121억달러(159조7447억원)보다 45% 이상 증가한 규모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엔비디아 등 기술주 랠리와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서학개미의 투자 자금이 미국 증시로 꾸준히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관련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28개 증권사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총 1조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83억원)보다 80% 증가했다. 불과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1908억원으로 외화증권 수탁수수료가 가장 많았고, 이어 토스증권(1835억원), 키움증권(1390억원), 삼성증권(1312억원), KB증권(807억원), NH투자증권(774억원), 한국투자증권(717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번 주간거래 서비스 재개는 지난해 8월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의 거래체결시스템 셧다운으로 대규모 거래가 일괄 취소된 사고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당시 시스템 오류로 다수 투자자의 주문이 취소되며 피해 보상 논란이 확산됐던 만큼, 금융당국은 이번 재개 과정에서 안정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복수 ATS와의 연계, 전산 장애 시 거래를 이전 단계로 복구하는 롤백(roll-back) 시스템 구축, 주문 테스트 강화 등 사전 점검을 의무화했다. 또 주간거래 위험성에 대한 사전 고지와 국내 증권사별 보상체계 마련, 장애 대응 매뉴얼 정비 등 투자자 보호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통제 미흡으로 대규모 전산사고가 발생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방침"이라며 "거래 재개 전까지 충분한 안전장치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주간거래 서비스 재개로 미국 주식 거래 가능 시간도 크게 늘어난다. 기존에는 한국 시간 기준 밤 11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서머타임 미적용 시 기준) 이뤄지던 정규장이 새롭게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직장인들이 낮 시간에도 미국 주식을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프리마켓은 오후 5시부터 밤 10시 30분까지, 애프터마켓은 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운영돼, 하루 종일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업계는 거래시간 확대가 수수료 수익 확대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미국 시장이 우리 시간으로 밤에만 열리다 보니 투자 접근성에 한계가 있었다"며 "낮 거래가 재개되면 단기 매매 수요가 늘어 수수료와 달러예수금 이자 수익이 동시에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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