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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L7 웨스트레이크 호텔에서 열린 '2025 롯데 글로벌 잡페어'에서 만난 부이 브엉 아잉(22)씨는 긴장과 기대가 교차한 표정으로 모의면접을 기다리며 이렇게 말했다.
하노이 국민경제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자신을 비롯한 베트남 MZ세대에게 롯데는 "고급스럽고 '힙한' 이미지의 기업"이라고 말했다. 롯데리아와 롯데마트로 베트남에 처음 이름을 알렸던 롯데는 이제 젊은 세대들의 높은 기대와 선망을 받는 세련된 한국 기업으로 거듭났다.
롯데가 그룹 차원의 첫 해외 통합 채용 박람회를 개최한 것은 베트남이 처음이다. 당초 400명을 모집할 계획이었던 이날 행사에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1300여 명의 지원자들이 몰리며 현지의 뜨거운 관심과 인기를 입증했다.
전체 지원자 1336명 중 과반이 넘는 711명(54%)이 롯데백화점과 쇼핑몰 분야에 지원하고 싶단 의사를 밝혔다. 그 뒤를 이어 롯데호텔(227명)·롯데월드(132명)·롯데물산(123명) 순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2023년 9월 개장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의 성공이 단순한 매출 성과를 넘어, 베트남 젊은 세대에게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 중 하나로 각인되는 브랜딩 효과까지 거둔 셈이다.
예상을 뛰어 넘는 현지의 뜨거운 관심과 열기에 롯데는 참석 규모를 500명으로 확대했다. 현지 관계자는 "채용 규모도 450명에서 500명으로 확대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가 그룹의 첫 해외 잡페어 장소로 베트남을 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20개가 넘는 계열사가 진출해 1만 명의 현지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베트남은 롯데의 가장 중요한 해외 시장이다. 특히 '롯데몰 웨스트레이크'가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베트남 시장에 대한 자신감은 더욱 커졌다. 오늘날 롯데는 롯데센터와 롯데몰을 통해 '베트남과 함께 성장하는 고급 글로벌 기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지 롯데 관계자는 "한국과 달리 베트남에선 관련 산업의 경험자가 아직 적어 미래 가능성과 성장 잠재력 위주로 평가한다"며 "시장에 대한 기본 이해도와 열정을 갖춘 인재라면 그룹이 직접 육성하고 함께 성장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인사 담당 임원은 "한국(본사) 위주의 사업으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면서 "현지 사업은 현지 법인에서, 현지인 리더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게 구조를 바꿔나갈 것"이라 말했다.
롯데는 현재 전 세계 현지 직원 중 10% 수준인 관리자급 인력 비중을 장기적으로 한국 수준인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롯데는 이번 하노이 잡페어의 성과를 분석해 호치민시 등 다른 도시와 인도네시아·인도 등 주요 거점 국가로 확대해나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단순한 해외 시장 공략을 넘어서 현지와 함께 호흡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글로벌 현지화' 전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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