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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젤렌스키·유럽 정상 백악관 담판 회의...한국전쟁식 빅딜 논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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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8. 18. 05:49

FT "우크라 안전보장, 백악관 회의 주의 의제"
미 특사 "나토식 안보 제공, 푸틴 허용"
WSJ "러, 폐허 우크라 영토 20% 차지...연합군, 우크라 주둔 '한국식 결말, 푸틴에겐 실패"
트럼프 푸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북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FP·연합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 주요 정상들의 회의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인 남부 돈바스 지방을 러시아에 이양하는 대신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관측된다.

백악관 회의는 애초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단독 회담으로 준비됐지만,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참석하는 확대 회의로 진행된다.

BELGIUM-EU-UKRAINE-RUSSIA-CONFLICT-DIPLOMACY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AFP·연합
◇ 트럼프-젤렌스키·유럽 정상 백악관 담판 회의...'우크라 영토 이양-나토식 안보' 빅딜하나
미 특사 "우크라에 나토식 안전보장 제공에 푸틴 허용"...FT "우크라 안전보장, 백악관 회의 주의 의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지난 15일 알래스카 회담에 배석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는 17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푸틴이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나토의 집단방위 의무와 유사한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걸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다음과 같은 양보를 얻어냈다. 즉,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길 원하는 진정한 이유 중 하나인 제5조와 유사한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푸틴이 이에 동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나토 조약 '제5조'는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받을 경우, 이를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무력 사용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집단방위 조항이다.

대신 푸틴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특히 아직 러시아군이 손에 넣지 못한 돈바스 내 전략적 요충지인 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철군을 요구하면서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및 헤르손 지역의 전선을 동결하고,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새로운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날 전했다.

미러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네번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다섯번째)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북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3대 3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자리에 미국 측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두번째)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오른쪽)와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 장관(왼쪽 두번째)·유리 우샤포크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왼쪽)이 배석하고 있다. /AFP·연합
위트코프 특사는 폭스뉴스에 "러시아가 평화협정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더 이상 영토를 빼앗으려 하지 않고, 유럽 국경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문구를 법적으로 제정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알래스카 회담 배석자인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폭스뉴스에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모든 안전보장에 미국의 약속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대통령이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제공한다면 그것은 그의 매우 큰 움직임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안전보장이 기존 입장에서 전환한 것임을 강조했다.

한 영국 관리는 위트코프 특사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과 회담을 마친 후 유럽 정상들에게 한 발언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며 18일 백악관 회의에서 논의의 핵심 부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안전보장은 육상·공중·해상에서 방어를 제공하는 매우 실용적인 것이어야 하고, 유럽의 참여 속에서 진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Donetsk event marks National Liberation Day of North Korea
러시아 활동가들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에서 광복절을 기념해 북한 인민기를 나타내는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타스·연합
◇ WSJ "러, 폐허 우크라 영토 20% 차지...연합군, 우크라 주둔 '한국식 결말, 푸틴에겐 실패"

우크라이나 안전보장과 관련, 유럽 동맹국들은 평화협정 이후 '안심군(Reassurance force) 본부를 프랑스 파리에 설립하는 안을 제안한 상태다.

나토식 안전보장과 관련, WSJ은 우크라이나전의 두 가지 결말을 예상하는 분석 기사에서 서방측에 최선의 결과는 현재의 전선을 동결하고 서방측 군대를 주둔시키는 '한국식 결말'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의지의 연합'군이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는 것은 1953년 한국전쟁의 종결과 유사할 것이라며 한반도는 분단된 상태가 됐지만, 미군이 한국을 보호했는데, "푸틴에게 한국식 결과는 역사적 실패에 해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이 상당 부분이 잔해로 변한 우크라이나 영토 약 20%를 차지하겠지만, 서방 군대가 그가 러시아의 형제국이라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를 보호하는 걸 지켜보면서 그 대부분을 영원히 잃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APTOPIX France Russia Ukraine War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봄레미모사의 브레강송 요새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화면 왼쪽)·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화상 회의를 갖고 있다./AP·연합
◇ WSJ "유럽 관리들, 우크라 영토 전부 수복 불가능 인정...러 점령지 가능한 한 작고, 법적 인정 불가"
젤렌스키 "영토 양도·거래 헌법상 금지, 검토에 시간 소요...당장 휴전하고 최종 합의 협상 진행해야"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적 선택이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유럽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가 모든 영토를 수복하지 못한 것임을 사적으로 인정한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다만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에 대한 러시아의 점령이 가능한 한 작아야 하고, 법적으로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관측되지만, 17일도 헌법상 영토 양도나 거래가 금지돼 있어 모든 것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휴전을 하고 최종 합의를 위해 빠르게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럽 관리들은 18일 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요 임무는 전쟁을 빨리 끝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나은 다른 대안이 있다고 그를 설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의 요구를 단순히 거부할 경우 '설전'으로 끝난 2월 28일 백악관 회담이 재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새로운 긴장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 회의에 참석하는 유럽 주요 정상들은 17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화상 회의를 열고,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조율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회의에서 참여국들은 △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협상 참여 △ 우크라이나 내 살상 중단 △미국의 강력한 안보 보장 방안 필요성을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소셜트루스에 "러시아와 중대한 진전(BIG PROGRESS ON RUSSIA)"이 있다면서 "지켜봐 달라(STAY TUNED)"라고 썼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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