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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15일 알래스카서 우크라 휴전 협상...우크라 점령지 러 인정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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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8. 10. 10:13

WSJ "러, 휴전 조건, 우크라 돈바스 러 영토 인정 요구"
트럼프 "러·우크라에 좋은 결과 영토 교환 논의 가능성"
유럽, 선(先)휴전, 후(後)영토교환 역제안
젤렌스키 "영토 이양 불가...밴스 만남 건설적"
Russia US Past Meeting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한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우크라이나 휴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푸틴은 지난 6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수시간 동안 진행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의 면담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아우르는 돈바스 영토에 대해 국제적으로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면 휴전하겠다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유럽과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 트럼프-푸틴, 15일 알래스카서 6년만 대면 회담 우크라 휴전 논의
WSJ "러, 휴전 조건, 우크라 돈바스 지역 러 영토 인정 요구"
트럼프 "러·우크라에 좋은 결과 영토 교환 논의 가능성"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휴전 조건으로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우리는 일부(영토)를 돌려받을 것이다. 일부는 교환할 것"이라고 답했다.

돈바스를 넘겨달라는 러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자포리자와 헤르손의 통제권은 우크라이나에 돌려주는 방안 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은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의 현재 전선에서 전쟁을 일시 중단해 우크라이나와 영토 교환 협상을 진행, 헤르손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을 추진해 왔는데,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가 어떤 영토를 수복할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은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을 통합해 크림반도~돈바스 지역 간 육로를 확보하려는 야심을 추진해 왔다.

USA-TRADE/GEOPOLITICS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
위트코프 특사는 6일부터 3일간 전화 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및 유럽 국가 관리들에게 푸틴의 제안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여한 6일 논의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참여했다.

특히 셋째 날 논의에서 위트코프 특사는 러시아의 제안이 두 단계로 구성돼 있다면서 첫 단계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에서 철수하면서 전선을 동결하고, 그다음 단계에서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평화 계획에 합의하고,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협상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고 2명의 유럽 관리가 전했다.

이에 유럽과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제안과 관련한 핵심 사항 중 러시아가 일부 영토를 통제하고 있는 자포리자 남부와 헤르손 남부 지역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러시아가 현재의 전선을 동결할 것인지, 군대를 완전히 철수시킬 것인지 등을 파악하려고 했으나 상반된 인상을 받았다고 WSJ은 전했다.

UKRAINE PEACE MEETING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왼쪽부터)·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J.D. 밴스 미국 부통령·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비서실장이 9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켄트에 있는 영국 외무장관 별장인 치브닝하우스에서 우크라이나 휴전 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UPI·연합
◇ 밴스 부통령과 협상 유럽, 선(先) 휴전·안전보장, 후(後) 영토 교환 역제안
영 총리실 "스타머 총리·마크롱 대통령, 젤렌스키 지지·트럼프 휴전 노력 환영"

이어 밴스 부통령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9일 영국 런던 남동쪽 켄트에 있는 영국 외무장관 별장인 치브닝하우스에서 우크라이나·유럽 관리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추진 계획을 논의했다.

밴스 부통령 외에 미국 관리들은 화상으로 참석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최측근인 안드리 예르마크 비서실장과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을 파견했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 정부 당국자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유럽 관리들은 어떤 조치를 취하기 전에 휴전이 먼저 이뤄져야 하고, 영토 교환은 확고한 안보 보장과 함께 상호적이어야 한다고 요구가 포함된 반대 제안을 제시했다고 WSJ은 전했다.

한 유럽 관리는 "한 협상 참석자가 '전투 도중에 영토를 양도하는 방식으로 프로세스를 시작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한 미국 관리는 치브닝하우스에서 수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알렸다.

스타머 총리실도 이날 회의 개최 사실을 공개하면서 스타머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찾고,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하면서도 전쟁을 끝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젤렌스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진행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에 앞서 독대하고 있다./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공보국 제공·AP·연합
◇ 젤렌스키 "영토 이양 불가...밴스 만남 건설적"...휴전 협상에 우크라·유럽 참여 원칙 강조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오전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땅을 내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영토 이양을 거부했으며 "우크라이나가 빠진 결정은 죽은 결정"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치브닝하우스 만남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평화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결정해야 한다는 게 핵심 원칙이라고 했고, 마크롱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인들과 유럽이 휴전 결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휴전 협상에서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오랫동안 러시아의 점령 영토 지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거부해 왔고, 우크라이나 헌법은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영토 변경을 승인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 NBC "미, 트럼프-푸틴 알래스카 회담에 젤렌스키 합류 방안 검토"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초청하지 않고 푸틴과 만나기로 한 데 놀란 상태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푸틴과 회담한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동참하는 3자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러시아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의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면·화상·전화 통화 등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알래스카 회담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합류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NBC뉴스가 한 미국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푸틴이 알래스카를 방문하면 2015년 유엔 총회 참석 계기에 방미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난 이후, 약 10년 만에 미국 땅을 밟는 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의 대면 양자 회담은 2019년 6월 2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大阪) 회담 이후 6년 2개월 만이 된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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