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미만 경연작·30세 미만 브릿지 부문 구성
청년 예술단체 ‘단가행’의 개막작 ‘속닥속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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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사)한국연출가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창작센터 등이 후원하는 자리로, 서울문화재단의 유망예술축제 지원사업에도 이름을 올리며 공공 예술 생태계 안에서의 의미를 더했다. 연출가 황두수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해, 신진 창작자들과의 긴밀한 협업과 피드백을 통해 무대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참가자 선정은 두 개의 부문으로 나뉜다. '경연작 부문'은 40세 미만 연출가를 대상으로, '브릿지 부문'은 30세 미만의 더 젊은 연출가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연령 구분에 따라 축제는 단순한 경쟁을 넘어, 각기 다른 성숙도와 실험 정신을 담은 무대들이 조화를 이루는 장으로 기획됐다.
올해는 경연작 부문으로 유혜연의 '속닥속닥', 이민구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김현진의 '기형의 즐거움', 피재호의 '하문: 인간보호구역' 등 네 명의 연출가가 참여하며, 이들의 작품은 서울연극창작센터 서울씨어터 제로에서 7월 3일부터 순차적으로 무대에 오른다.
브릿지 부문은 7월 15일부터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진행되며, 강소령의 '짝! : Neo의 뺨에서 울린 경쾌한 소리', 양형규의 '코코코 : HOC-COH', 남재영의 '변신_파브르의 관점', 김현희의 '비버이야기'가 각자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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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이처럼 '공포'라는 장르적 장치를 빌려 청년들이 겪는 외로움과 소외, 무력감의 정서를 조심스럽게 드러낸다. 단순한 무서운 이야기를 넘어, 관계 안에서 쌓인 상처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감정들을 공감의 감도로 풀어내고자 한다. 연출을 맡은 유혜연은 연극을 통해 "더 이상 이 방이 어둠에 갇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며, 이 작품이 특정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지금 이 시대 청년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비추는 무대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번 작품은 청년 예술단체 단가행이 제작한 작품이다. '단가행'은 2023년 3월 설립된 창작 집단으로, 이름은 한시 '대주당가(對酒當歌)'에서 유래해 '인생길에서 부르는 짧은 노래'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극단은 각자의 인생길을 하나의 무대라 여기고,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길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술로 담아내고자 한다. 형태나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기획, 연기, 작곡, 문화예술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함께하며 단체만의 고유한 색깔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출연진 역시 주목할 만하다. 민경 역은 오혜진, 서연 역은 유진, 재희 역은 정혜윤이 맡았으며, 멀티 캐릭터 역할에는 경찬과 이규선이 출연한다. 이들은 대학로 신작 무대뿐 아니라 신진연극인 페스티벌, 창작뮤지컬, 드라마 등에서 활약해 온 신예 배우들로, 각자의 개성을 바탕으로 작품의 리듬을 구성할 예정이다.
제작진으로는 작가 김유진, 음악 황지아, 무대 김윤지, 조명·음향 고민주, 영상 이화승 등이 함께한다. 조연출 김형식, 기획 박채영·노다슬, 진행 정예진 등 젊은 창작진이 협업을 이루며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속닥속닥'은 뚜렷한 결론이나 메시지보다는, 여백을 남기며 관객 각자의 해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전해지는 이 속삭임이 어떤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신진연출가전의 출발점에서 주목해볼 만한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