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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매체 “우크라 운명, 제2의 한국-남베트남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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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3. 31. 09:13

우크라 전문가, 키이우포스트 기고문 "휴전 협상 우크라, 제2의 한국·베트남 갈림길"
"세계 최빈국서 경제 대국으로 변화 한국, 성공담"
"한국의 대극점에 패망 남베트남"
"과거 기억 못 하는 자, 과거 반복"
트럼프 젤렌스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AFP·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휴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제2의 한국과 남베트남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우크라이나 전문가가 진단했다.

글로벌 거시 전략가이자 핀테크 기업인인 마리안나 코진체바 터닝포인트매크로 최고경영자(CEO)는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KP) 기고문 '우크라이나, 제2의 한국, 아니면 남베트남이 될 것인가'에서 우크라이나는 휴전 협상에서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역사적 선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우크라 전문가, 키이우포스트 기고문 "휴전 협상 우크라, 제2의 한국·베트남 갈림길"

코진체바 CEO는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에서 한국전쟁 휴전 방식이 가장 많이 논의되고 있는 선택지 중 하나라며 휴전이 이뤄지면 우크라이나는 대규모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할 수 있고, 민감 보험사들이 투자들을 인수하도록 장려해 자본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기준금리는 15.5%로 유럽중앙은행의 2.5%,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4.25~4.50%보다 상당히 높다.

한국전쟁
미국 메모리얼 데이인 2023년 5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몰 내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화환이 놓여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세계 최빈국서 경제 대국으로 변화 한국, 성공담"

그녀는 "전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이 경제 강국으로 변모한 것이 흔히 '한국의 기적'으로 부린다"며 "한국은 수출 주도형 산업화 전략 채택, 교육 및 의료에 대한 막대한 투자, 혁신 육성, 강력한 국방력(현역 50만명·예비역 310만명 구축을 통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2024년 3만6131달러로 사우디아라비아·일본 상회)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가 됐으며 인구는 2030만명에서 5180만명으로 2배 이상, 기대수명은 83.8세로 각각 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좌절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성공담"이라고 강조했다.

키신저 평화협정
헨리 키신저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과 레둑토 북베트남 정치국원이 1973년 1월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과 남·북 베트남, 그리고 남베트남 임시혁명정부 간 평화협정을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 "한국의 대극점에 패망 남베트남"

코진체바 CEO는 한국의 대극점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남베트남이 있다며 1954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베트남에서 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은 베트남민주공화국(월맹)과 프랑스·미국이 지원한 베트남공화국(월남) 간 전쟁이 1955년부터 1975년까지 20년 동안 지속돼 최대 350만명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남베트남 패망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평화 협상에 주목했다.

미국과 북베트남은 1968년 프랑스 파리에서 평화 협상을 시작했고, 1973년 1월 미국과 남·북 베트남, 그리고 남베트남 임시혁명정부 간 평화협정을 체결했는데, 이 협정은 60일 이내 모든 미군 및 연합군 철수, 남베트남에 대한 추가 군대 투입 금지, 휴전 이행을 위한 '국제 관리·감독위원회(캐나다·헝가리·인도네시아·폴란드)' 설립 등의 내용을 담았고, 이후 남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군사·경제 원조가 감소했다.

◇ NYT "남베트남, 미국의 배신에 분노"...전문가 "과거 기억 못 하는 자, 과거 반복"

남베트남 수도 사이공이 함락되기 한달 전인 1975년 3월 30일자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성난 남베트남, 워싱턴의 배신 비난'이라는 기사에서 남베트남인을 분노하게 한 3가지 주장을 보도했다.

이는 △ 미국이 북베트남과의 전쟁을 독려하고, 군대를 훈련시켰으면서 이제 전쟁의 가장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남베트남 군대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데 크게 실패하고 있다는 점 △ 헨리 키신저 국무부 장관이 남베트남 정부에 파리 평화협정 서명을 압박해 미군을 철수했음에도 공산군의 공격에 직면한 베트남 지원에는 실패한 점 △ 남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원조 축소 및 무관심이 북베트남 공격 개시 전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점 등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해 휴전을 압박하면서 확실한 안전보장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 현 상황과 비슷하다.

코진체바 CEO는 "역사는 결코 정확하게 반복되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남베트남이나 한국과 다르다"면서도 "하지만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들은 과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글을 맺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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