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스라엘 ‘휴전’ 선물 주고 요르단 서안 합병 노린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109010004838

글자크기

닫기

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1. 12. 07:20

[돌아온 트럼프 '뉴 노멀' 시대로]
트럼프, 강경 친이스라엘 정책 예고
이스라엘, 취임 전 '가자 휴전' 서둘러
트럼프 업고 이란 핵시설 타격 노릴 수도
Israel US Netanyahu's Boo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당시 공화당 대선후보)가 2024년 7월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마러라고 저택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기 집권(2017년 1월~2021년 1월) 기간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며, 기독교·유대교·이슬람 공동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수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했다.

2020년에는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해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 모로코 4개국의 수교를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안보 및 군사 협력을 강화했다. 다만 '아브라함 협정'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는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수교는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는 2023년 10월7일 가자 전쟁 발발로 사우디가 수교 협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20일 취임하면 이런 친이스라엘 정책을 지속하면서 아브라함 협정의 완성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도 사우디와의 수교는 이란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안보를 강화하는 데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지난해 12월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고 인질을 납치해 억류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향해 "1월20일(대통령 취임일)까지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질 석방은 가자지구 휴전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의 이런 위협은 휴전을 끌어내려는 시도로 보인다. 지난 10월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트럼프 당선인이 7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로 자신을 만나러 온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나의 재집권 전까지 전쟁을 끝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도 트럼프 당선인에게 가자지구 '휴전'이라는 대통령 취임 선물을 건네기 위해 협상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지난 7일 하마스와의 협상이 중대 기로에 섰다며 이스라엘 대표단이 향후 며칠 내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이스라엘이 트럼프 띄우기에 나서는 것은 트럼프에게 요르단강 서안 합병에 대한 지지 등 대가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요르단강 서안 점령 자체를 국제법 위반으로 보는 국제사회의 시선과 달리 집권 1기부터 이스라엘에 친화적이던 트럼프 당선인이 요르단강 서안의 합병까지 지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요르단강 서안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이다.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중동의 친이란 무장정파에 치명적 타격을 안긴 이스라엘은 이제 이란의 핵능력 제거를 과제로 남겨두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당시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을 펼쳤다. 2기 행정부에서도 이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배경으로 이스라엘은 트럼프 2기 집권 시기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만류해온 이란 핵시설 타격 등 과감한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등장은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 외교·안보 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역내 지정학적 양상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효극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