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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멕시코 통한 대미 우회수출 막히나’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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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1. 07. 07:15

[돌아온 트럼프 '뉴 노멀'시대로]
캐나다·멕시코산 25%관세에 충격
관세 대비 미일 무역협정 손질 채비
CPTPP 확대 통한 독자 리더십 추진
강달러 유지돼 엔화 약세 가속 우려
Japan Financial Markets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장관이 지난 6일 도쿄에서 올해 증시 거래 시작을 기념하는 행사 중 종을 울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의 취임식이 20일로 다가오면서, 일본은 무엇보다 '트럼프 관세'와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압박에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운동 기간에 중국산 수입품에 60% 이상, 그 외 전 세계 수입품에 10~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실제 시행 여부와 시기는 앞으로의 협상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지만, 관세가 발동될 경우 2035년 중국의 실질 성장률이 1%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며,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도 막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년)도 일본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위협했으며, 일본은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등의 조건을 수용해 2019년 미·일 무역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미국과의 무역 마찰은 피했지만, 일본 농업계의 반발을 불러왔다.

도요타 자동차는 지난해 11월7일 멕시코 경제장관을 만나 멕시코 내 공장에 14억5000만 달러(약 2조12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할 것을 통보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협정을 통해 미국으로의 수출 관세가 일정 조건하에 0%가 된다. 도요타는 이런 혜택을 바탕으로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서 20년간 베스트셀러로 군림해온 '타코마'를 양산해 우회수출을 해왔다. 하지만 그로부터 3주 뒤 트럼프 당선인이 소셜미디어에 "취임 즉시 캐나다와 멕시코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도요타는 충격에 빠졌고 도요타 관계자는 "우선은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지난 6일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일본의 대규모 투자를 인지하고 멕시코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한 것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이 때문에 일본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숨을 죽이고 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일본에 대한 관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본도 관세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타결된 미·일 무역협정을 다시 손질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1기 정부 때 일본은 무역 협상을 통해 관세 인상을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고 중국 시장의 확대라는 '탈출구'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 시장은 현지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일본 기업들은 궁지에 몰렸고, 성장을 위해서는 미국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시장 확대를 겨냥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일본은 더 긴장하고 있다.

NEW-YEAR/JAPAN-SHRINE
일본 도쿄에 있는 간다묘진 신사에서 지난 6일 방문객들이 새해 첫 영업일을 맞아 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 신사는 행운과 사업 번창을 기원하는 신도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또 일본에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했다. 일본은 협상 과정에서 인상 폭을 최소화하려 노력하면서도 미국과의 안보 동맹 유지를 최우선시했다. 특히 아베 신조 당시 총리는 트럼프가 당선된 직후인 2016년 11월 트럼프 타워를 방문해 세계 지도자 중 가장 먼저 그를 만나는 등 전략적 행보를 통해 트럼프와의 개인적 친분을 강화했지만 방위비 분담금 등 구조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었다. 이후 일본 내에서는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통해 독자적인 방위력을 강화하려는 논의가 이어졌다. 일본은 또 F-35 전투기,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 미국산 무기를 대규모로 구매했다. 이번에도 이런 압박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아시아경제연구소는 미국이 중국에 60%, 기타 국가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세계 GDP는 0.8%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국가는 미국 자신으로, GDP가 2.7%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은 또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인해 미국의 물가가 1.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민 제한 등의 요인까지 겹쳐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된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25년 중 예상하고 있는 두 차례 금리 인하 계획도 조기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은 이에 따른 엔화 약세 가속화를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다자간 협력 강화 전략을 통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제무대에서 일본의 독자적 리더십을 키우려 하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EU와의 경제협정 등을 통해 일본 경제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또 세계무역기구(WTO)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고 보고 CPTPP가 자유무역의 방파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관세 철폐, 투자,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지지하면서 동맹국을 늘려 트럼프 행정부의 '신고립주의' 정책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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