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혜원의 문화路]초창기 한국 오페라의 발자취를 돌아보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21010011185

글자크기

닫기

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10. 21. 13:52

예술의전당서 '한국 오페라 첫 15년의 궤적'展 열려...내년 3월 30일까지
1948년 한국 첫 오페라 '춘희'부터 1962년 국립오페라단 창단까지 자료 전시
오페라 전경2 전혜원 기자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 첫 기획전 '한국 오페라 첫 15년의 궤적 1948-1962' 전시 전경. /사진=전혜원 기자
세브란스 의전을 졸업한 의사 이인선(1907~1960)은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로 성악 유학을 하고 돌아와 일제강점기에 '동양 제일의 테너'로 불린 성악가다. 그는 개업의로 활동하는 한편 조선오페라협회를 조직해 1948년 1월 명동 시공관에서 한국 최초의 오페라 '춘희'를 선보였다. 우리 음악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무대였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층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KOHM) 전시에서는 당시 이인선의 사진, 설명과 함께 오페라 '춘희'의 한국 초연 프로그램북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이인선이 직접 부른 '여자의 마음'도 감상할 수 있다.

'한국 오페라 첫 15년의 궤적 1948-1962'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초창기 한국 오페라의 발자취를 오롯이 돌아본다. 이번 전시는 '한국 오페라의 여명과 태동'을 주제로, 1948년 우리나라 첫 오페라 공연인 베르디의 '춘희'부터 1962년 국립오페라단 창단에 이르기까지 초창기 우리 오페라인들의 발자취를 주목하고 그 의미를 되짚어보는 자리다.

오페라 전시 전경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 첫 기획전 '한국 오페라 첫 15년의 궤적 1948-1962' 전시 전경.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
이번 전시를 주최하는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의 박수길 공동대표는 전시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40~1950년대 자료들이 다수 소실됐지만 많은 자료들을 기증받고 구입해서 전시를 한다"면서 "정말 귀한 우리 오페라의 자료들이고 후세들이 이를 보며 자부심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성규동 공동대표(이오테크닉스 회장)은 "외국에는 음악 관련 자료들의 정리와 보관이 잘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자료들이 이야기로만 전하고 체계적으로 모이지 않은 것이 안타까웠다"며 "이제 첫 걸음인데 앞으로 더 많은 자료들이 모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2년 설립한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은 80년에 이르는 한국 오페라 자료를 발굴하고 수집, 보존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15년 시기의 소장 및 기증 자료 47여점을 선보인다.

오페라 박수길 춘희 프로그램북 공개 전혜원 기자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의 박수길 공동대표(오른쪽)가 '한국 오페라 첫 15년의 궤적 1948-1962' 전시 개막을 앞두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초기 오페라 작품들의 프로그램북 원본을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전혜원 기자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첫 오페라인 '춘희'(1948)와 '카르멘'(1950) 한국 초연 프로그램북, 첫 한국어 오페라인 현제명 작곡 '춘향전'(1950)의 1951년 7월 피난지 대구 재공연 프로그램북 등을 기증받아 소개한다.

이번 전시 기획자인 손수연 오페라 평론가(단국대 교수)는 "이인선 선생님의 자제분이 '춘희'의 프로그램북을 액자에서 꺼내 펼쳐보였을 때 눈물이 났다"며 "그간 표지만 봐와서 포스터인 줄 알았는데 프로그램북 안에 '춘희'의 대본이 들어 있었다. 한국 오페라 역사에 있어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고 기증받을 당시를 돌아봤다.

1951년 7월 6.25 전쟁 중 대구에서 공연된 첫 한국어 오페라 '춘향전'의 프로그램북도 눈길을 끈다. 1950년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춘향전'은 이듬해 유엔(UN)군의 후원으로 대구에서 재연됐다. 손 평론가는 "프로그램북에는 전쟁으로 인해 초연과 재연 출연자들이 많이 달라졌다는 설명이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춘향전
1951년 7월 6.25 전쟁 중 대구에서 공연된 첫 한국어 오페라 '춘향전'의 프로그램북.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80년에 이르는 한국 오페라 역사를 시기별로 조명하는 전시를 이어간다. 박 대표는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전쟁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어려웠던 시절, 오페라에 많은 예술가들이 헌신한 족적을 1차로 전시하고 앞으로 계속해서 전시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은 최적의 상태에서 자료를 보관·전시하기 위해 2027년까지 경기도 과천에 건물을 지을 예정이다. 성 대표는 "현재 자료들을 회사(이오테크닉스)에 보관 중인데 과천 일대에 약 3300㎡ 면적의 땅을 확보해 박물관을 개관하려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30일까지.

오페라 모형 전혜원 기자
1948년 1월 명동 시공관에서 한국 최초의 오페라 '춘희'의 무대를 재구성한 모형. /사진=전혜원 기자
전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