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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미 통상 협력, 신뢰·연대로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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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5. 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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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한국과 미국 간에 철강 수출승인과 수입통관을 전자적으로 실시간 처리하는 전자문서교환시스템(eCERT)이 5월에 정식 가동한다. 한국철강협회가 수출승인서를 발급하고 해당 시스템을 통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승인서를 보내면 CBP는 이를 자기 시스템 상의 수입서류와 대조·검증해 최종 반입을 허가한다.

CBP의 통관 승인 여부가 eCERT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전달되므로 우리 철강 기업은 통관상태·쿼터 잔량을 지체 없이 확인할 수 있다. 이번 eCERT 시스템의 개통은 민간과 정부가 협업해 디지털 시대에 맞는 한-미 간 신뢰와 연대의 성공적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양국 통상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간 철강 교역은 그간 부침을 겪어왔다. 우리 철강 기업이 우수한 기술력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진출을 확장해갔지만 2018년 트럼프 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으로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정부와 기업이 신속하게 대응해 주요 경쟁국 보다 가장 먼저 무관세 쿼터 합의에 성공하면서 교역 관계가 다시 안정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었다. 다만 미국의 철강 쿼터는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고 최근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 인상 검토 소식에서 보듯이 또 다른 파고가 우려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 간에 철강 쿼터와 통관 관리를 위한 전자문서시스템을 연결한 것은 양국의 신뢰를 확인한 쾌거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양국은 보안 시스템 상호 연결을 위한 철저한 검증과 계약을 거쳐 서로에게 접근을 허용했다. 이는 확고한 상호 신뢰와 연대에 대한 의지 없이는 어려운 것이며 철강 우회수출 등 양국간 현안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이번 한-미 철강 eCERT는 미국과의 공산품 교역에서 어떤 나라도 추진하지 못했던 전자문서교환시스템이다. 양국은 뛰어난 IT(정보통신) 기술과 개방경제라는 공통 분모를 기반으로 국제 교역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협력의 창을 연 것이다.

우리 수출기업에도 희소식이다. 그간 수출기업이 미국 현지 통관여부를 자체적으로 파악하는데 최소 일주일이 걸렸지만 이제는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자사의 통관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이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환경에서 교역할 수 있게 되면서 대미 철강 교역이 보다 원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eCERT는 민과 관이 함께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 하다. 정부가 한-미 당국 간 대화를 주도했지만 실질적인 운영 주체인 철강협회와 기업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 한-미 교역 여건 개선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합심하며 흘린 작은 땀방울들이 모여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도 잠재적 통상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대비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eCERT 개통으로 이룬 한-미 양국 간의 신뢰와 연대를 토대로 산업계·학계 등 민간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통상 여건 개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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