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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여당 ‘보이콧’에 스웨덴 나토 가입 또 지연…신경전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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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4. 02. 06. 15:56

정족수 부족으로 비준안 투표 미뤄져
美 의원 "헝가리, 나토서 가장 믿을 수 없는 회원국"
HUNGARY PARLIAMENT SWEDEN NATO <YONHAP NO-6809> (EPA)
5일(현지시간) 헝가리 의회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 비준을 위한 임시 회의가 열렸지만 집권 여당인 피데스 소속 의원들이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다./EPA 연합뉴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31개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스웨덴의 가입안을 처리하지 않고 있는 헝가리 의회에서 집권 여당의 '보이콧'으로 또다시 가입안 비준이 연기됐다.

AP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헝가리 의회는 이날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족수 부족으로 임시회 전체회의가 미뤄지며 불발됐다. 전체 의원 199명 가운데 극우 성향의 집권 여당 피데스 소속 의원 대부분이 불참하면서 참석 의원은 야당 소속 51명에 그쳤다.

야당인 민주연합당의 아그네스 바다이 의원은 "모든 야권 정치인이 조속한 비준안 처리를 요구하는데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개인적 허영심 때문에 여당 다수가 표결에 불참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표결 불참으로 오르반 총리는 언론의 관심을 끄는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제스처를 취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날 회의에 참석한 데이비드 프레스맨 헝가리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 정부가 이 사안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헝가리 정부가 신속하게 행동을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미국의 국가 안보뿐만 아니라, 나토 동맹 전체의 안보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오르반 총리는 가능한 한 신속하게 비준안을 처리하기 위해 의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오늘이 그것을 실행할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스웨덴이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지 1년 8개월 만에 튀르키예가 비준안을 가결하면서, 오르반 총리도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스웨덴의 나토 합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헝가리는 EU(유럽연합) 회원국 가운데 이례적으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비준안 처리 향배를 좀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민주당 소속의 벤 카딘 외교위원장은 별도의 성명에서 오르반 정권을 "나토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회원국"이라고 칭하며, 헝가리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헝가리 정부 인사들은 피데스 소속 의원들이 스웨덴의 가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를 방문하라는 오르반 총리의 초청을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수락할 때까지 비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헝가리 의회가 가입안을 처리한 후에 부다페스트를 방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피데스 측은 성명을 통해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 비준은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다면서도 "이 문제가 스웨덴에게 중요하다면, 스웨덴 총리가 먼저 부다페스트를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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