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시장서 가격 등 차별금지 조건
경쟁사 영업비밀 계열사 제공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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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5개 사업자가 대우조선해양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승인을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중국, 싱가포르, 영국, 튀르키예 등 7개 해외 경쟁 당국은 이미 양사의 결합을 승인한 바 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번 기업결합은 국내 함정 부품시장과 함정 시장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가진 기업 간의 수직결합에 해당한다"면서 "효율성이 커지는 동시에 경쟁제한 효과도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해 그간 면밀한 심사를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군함 시장 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시정조치 부과를 조건으로 달았다.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부과한 이유는 최근 5년 매출액 기준으로 함정 부품 13개 시장 중 10개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64.9~100%에 달하는 한화가 기술 정보를 경쟁사에 차별적으로 제공하면 군함 입찰 과정에서 대우조선이 더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어서다. 통상 군함 입찰은 기술 평가 80%·가격 평가 20%로 구분되는데 미세한 점수 차이로 낙찰자가 선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차별적 정보 제공은 낙찰자 결정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울러 한화가 함정 부품 견적가격을 대우조선과 경쟁사에 차별적으로 제시하거나 경쟁사로부터 얻은 영업비밀을 대우조선에 공유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우려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함정 탑재 장비의 견적 가격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대우조선의 경쟁사가 방위사업청을 통해 함정 탑재 장비의 기술정보를 요청했을 때 부당하게 거절하거나 경쟁사로부터 얻은 영업비밀을 대우조선에게 주는 것도 금지했다.
시정조치는 한화의 시장점유율이 50%가 넘는 10개 함정 부품시장 중 방사청이 함정 부품을 직접 구매하는 관급시장을 제외한 함정 건조업체가 부품을 구매하는 도급시장에 적용된다.
한화는 앞으로 3년간 시정조치를 준수해야 하고, 공정위에 반기마다 시정조치 이행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공정위는 3년 후 시장경쟁 환경·관련 법제도 등의 변화를 점검해 시정조치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국가가 수요독점하는 방산시장의 특성과 수직결합으로 인한 효율성 증대 효과, 방사청의 관리감독 권한 등을 고려해서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업결합은 공정위가 방위산업 시장 내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조건을 부과한 첫 사례다. 통상 수직결합은 경쟁업체 간 수평결합보다 경쟁제한 우려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10년간 시정조치가 부과된 32건의 기업결합 중 수직결합은 4건이다.
한 위원장은 "이번 기업결합은 국가가 유일한 구매자인 수요 독점 시장이라고 하더라도, 입찰 과정에서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시정조치를 부과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공정위는 방위산업과 같이 국가기관의 규제가 존재하는 시장에 대해서도 입찰 과정 등 규제가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서의 경쟁 여건이 악화하지 않도록 심사를 충실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