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푸틴 전쟁 범죄 조사·증거 수집..우크라와 공동 조사팀 설치
젤렌스키 대통령 "어린이 등 민간인 수천명 살해...팔다리 절단 고문...여성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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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러 침략군은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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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의 육군 기지 ‘포트 맥네어’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부차 지역에서 러 침략군이 자의적으로 처형한 것으로 보이는 수백 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된 것에 대해 푸틴이 잔인한 전범이라며 전범 재판에 회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푸틴을 전범이라고 비판한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여러분은 부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다. 이는 그가 전범이라는 정당한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푸틴이 전쟁 범죄 재판소에 회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푸틴의 전범) 정보를 수집해야 하고, 우크라이나가 전투를 계속하는 데 필요한 무기를 계속 제공해야 한다”며 “전시 재판이 현실화할 수 있도록 모든 세부 사항을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노사이드(genocide·대량 학살)‘라는 데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그것이 전쟁 범죄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추구하고 있으며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전날 “이러한 사진을 볼 때면 매우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러시아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를 자료로 만들고 정보를 제공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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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EU가 앞서 전쟁 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조사하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공동 조사팀을 설치했다면서 우크라이나 검찰을 지원하기 위해 현장에 조사팀을 파견함으로써 이런 노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EU는 전쟁 범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조사와 유엔 인권사무소(OHCHR) 조사 위원회의 업무를 지지하며 전쟁 범죄 증거 수집과 보존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검찰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EU가 긴급히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대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 침략군이 철수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지역 도시에서는 전날 기준 민간인 시신 410구가 발견됐다고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특히 키이우 북서쪽으로 37km(23마일) 떨어진 부차 지역에서는 민간인 등 시신 57구가 집단 매장된 곳이 발견됐고, 거리 등에서 발견된 일부 시신은 팔 또는 다리가 묶인 상태에서 근접 거리에서 살해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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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부차 지역을 방문, “이는 전쟁 범죄이며 국제사회에서 제노사이드로 인정될 것”이라며 “그들이 자행한 짓을 목격한 현 상황에서 대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어린이를 포함해 수천 명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팔다리 절단 등의 고문을 자행했으며 여성들을 성폭행했다고 규탄했다. 그는 전날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사법기구 설립을 승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국민을 겨냥해 러시아어로 “모든 러시아 군인의 어머니가 부차·이르핀·호스토멜에서 살해된 시신들을 보길 원한다”며 “그들이 무엇을 했는가. 왜 살해당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영상 연설에서도 부차에서 최소 300여명의 민간인이 살해당했다며 브로댠카와 다른 도시의 희생자 수가 훨씬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관심사는 민간인 살해에 대한 가장 공개적인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5일 유엔 안보리에서 이 문제에 관해 연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러 침략군, 우크라 남부·동부에 화력 집중...러, 우크라 분할 점령 전략
이런 상황에서도 러 침략군은 우크라이나 남부·동부에 화력을 집중해 우크라이나를 분할 점령하려는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의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시장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러 침략군 미사일 수발이 미콜라이우를 타격해 최소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은 전날 남부 미콜라이우와 아차키우를 공격해 최소 9명을 죽인 러 침략군의 행위가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남부·동부에서의 전투 격화는 러시아 국방부가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등에서의 러시아군 주요 임무가 완수됐다며 향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완전한 해방 등 우선 지역에서의 군사행동 활성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힌 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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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미국 국방부 고위관리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러 침략군이 키이우 지역에 배치했던 병력의 3분의 2가량을 다른 곳으로 이동했고, 일부가 동부로 이동 배치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고위관리는 러시아군은 철수 전에 키이우에 초점을 맞춰 20개 미만의 대대 전술 부대를 배치했지만 지금은 3분의 1 정도만 주변에 남겨 뒀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철수한 러시아군 다수가 우크라이나의 북쪽 국경을 접한 친러시아 벨라루스에 집결했다며 이들은 재조정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다시 배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한 125개 이상의 대대 전술 부대 중 대다수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다며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은 줄었지만 하루에 200회가량 전투기가 출격하고 있고, 공습의 다수가 남동부 이지움에 집중돼 있지만 키이우에 대한 공습 위험도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