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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러시아 대사 “한국의 제재 동참, 깊은 유감… 양자협력 추세 바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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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2. 02.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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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러시아대사관, 우크라이나 사태 기자회견
안드레이 쿨릭 대사 "제재 견인 요소, 강력한 외부 영향" 미국 겨냥
"한-러 관계 추세 바뀔 것"이라며 압박성 발언
우크라이나 민간인 인명 피해엔 "팩트체크 해야"
발언하는 주한러시아 대사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한국이 국제사회의 대러제재에 동참하는 것에 대해 “우리의 깊은 유감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쿨릭 대사는 28일 오후 서울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대러제제와 관련한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당시 대러제재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의 상황을 지적했다.

쿨릭 대사는 “(수교 이후) 30년 동안 러시아와 한국 간의 관계는 긍정적으로만 발전해왔는데 협력 수준이 올라가는 추세가 이제 방향이 바뀔 것 같다”며 한국의 국익을 고려하면 대러제재에 동참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관계를 의식하며 “제재를 하도록 하는 유일한 요소가 있다면 대한민국이 지금 받고 있는 강력한 외부 영향”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그는 “한국이 이런 압력에 항복해서 제재에 동참했다면 우리의 양자관계가 발전하는 추세가 바뀔 것”이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가스·철도·전력 등의 분야에서 추진돼온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을 거론하며 “러시아에 가해진 경제제재는 이 프로젝트 추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명백하다”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쿨릭 대사는 “남·북·러 협력 프로젝트는 사실 핵 문제 해결,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와 안보, 번영확립 등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며 “그런 생각을 하면 한국이 정말 이 모든 것을 필요로 할까에 대해 의심이 든다”고도 밝혔다. 그는 모두발언에서도 “러시아에 겁을 주려는 시도는 언제나 실패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러제재를 높은 수위로 비난했다.

이어 대러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들을 향해서도 “러시아 양자관계에 상당한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서방국들이 지금 하고 있는 불법 행동에 동참하는 것을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며 압박성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한국 매체들이 서방 시각에 편중돼 있다면서 불만을 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는 러시아측 논리를 장시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약 한 시간 동안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확장에 따른 안보 위협이 우크라이나 침공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계속 반복했다. 이 문제는 러시아에 있어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강변했다.

쿨릭 대사는 “미국과 나토는 나토의 비확장을 추구할 러시아의 권리를 부정하고 있다”며 “동맹을 맺을 자유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다른 국가의 안보를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조건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쿨릭 대사는 어린이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의 인명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엔 “팩트 체크를 해야 한다”며 “군사시설에 왜 어린이가 있었는지 사실은 저도 이해가 어렵다”고 항변했다. 민간시설은 제외하고 군사시설만 공격하고 있다는 기존 러시아측의 입장을 반복한 셈이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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