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영 가스기업 자즈프롬 자회사
백악관 "러~독 가스관, 러 재정 캐시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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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나는 오늘 ‘노르트 스트림-2 AG’와 그 기업 임원들에 대해 제재하라고 지시했다”며 “이 조치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행동에 대응한 우리 초기 제재 일부의 또 다른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동은 세계가 러시아 가스에서 벗어나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전환할 엄청난 동기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노르트 스트림-2 AG의 지분 100%를 가즈프롬이 보유한 만큼 이번 제재는 러시아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르트 스트림-2’ 사업에는 110억달러(13조1120억원)가 소요됐다. 그중 절반은 가즈프롬이, 나머지는 영국·네덜란드 합작사 셸, 오스트리아 석유회사 OMV, 프랑스 에너지 회사 엔지(Engie), 독일 에너지 기업 유니퍼(Uniper)와 빈터샬(Wintershall) 등이 각각 부담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에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1일 99% 완성된 이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용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5월 노르트 스트림-2 건설과 관련된 러시아 선박과 기업 등 일부를 제재하면서도 노르트 스트림-2 AG와 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제재하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때 약화된 동맹 복원과 독일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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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오후 백악관에서 러시아의 최대 국책은행인 브네시코놈 은행(VEB·대외개발경제은행)과 방산지원특수은행인 프롬스뱌지 은행(PSB)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독일 정부와 함께 러시아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달리프 싱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같은 날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독일과 밤샘 협의를 거쳐 러시아의 ‘노르트 스트림-2’ 천연가스 파이프가 가동되지 않도록 했다”며 110억달러가 투입되고, 러시아가 통제하는 소중한 가스관이 이제는 쓸모없게 될 것이며, 이는 러시아 재정 금고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를 희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단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다”며 “이 결정은 천연가스 공급을 통해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지정학적 ‘목조르기(chokehold)’를 완화하고, 러시아로부터 세계 에너지 독립의 주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노르트 스트림-2’ 사업에 대한 미국과 독일 간 입장 차이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이 사업의 승인 절차를 잠정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 당국자는 이번 제재가 이 프로젝트에 종말을 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