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평가 지침 주먹구구식 우려
전문가 "장기 투자엔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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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투자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SG를 평가할 객관적 지표가 없는 데다, 각 기관마다 평가방식이 달라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ESG펀드인줄 알고 투자했는데 사실상 기존 주식형 액티브펀드와 차별성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 자칫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 이른바 ‘K-ESG 지표’를 마련 중이어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ESG 펀드의 설정액은 649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9971억원) 대비 45% 늘어난 규모다.
이 중 투자자들에 인기를 끈 상품은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Amundi100년기업그린코리아’다. 올 들어 1303억원이 유입되며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당겼다. 이 펀드는 ESG 관련 비재무적인 요인과 기업가치로 이어지는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등 재무적인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달 기준 삼성전자(22.2%), SK하이닉스(7.83%), LG화학(4.94%), NAVER(4.24%), 삼성SDI(3.92%) 등을 담고 있으며, 올 1분기 8%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그 뒤를 이어 ‘슈로더글로벌지속가능성장주(629억원)’, ‘마이다스책임(460억원)’, ‘신한아름다운SRI그린뉴딜(244억원)’, ‘키움올바른ESG(221억원)’, ‘미래에셋글로벌혁신기업ESG(217억원)’ 등에 ESG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펀드에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는 데는 단순히 ‘사회적 가치 있는 곳’에 투자했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넘어 ‘착한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설정된 ESG 주식형 펀드 37개(지난 17일 기준)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7.19%다. 최근 1년 수익률은 무려 60.11%에 달한다.
특히 정부가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들에 대한 ESG 의무 공시를 예고한 것도 투자자들의 ESG 투자 열풍을 거들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도 한몫했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파리협정 재가입과 청정 에너지 개발에 연방 예산 투자를 발표했고, 2050년 탄소 배출 넷제로(Net Zero) 달성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한바 있다. ESG 경영을 잘하지 못하면 국제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서도 살아남기 힘들게 된 셈이다.
ESG펀드 시장이 활성화되자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새어나온다. 전문가들은 ESG 경영의 핵심인 기업의 환경보호 및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의 적절성 여부를 측정할 방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지배구조 부문의 평가는 우수하지만, 환경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기업의 통합 ESG 등급이 중간 수준으로 산출된다면, 통합 등급만 보고 투자를 결정한 투자자의 경우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해당 기업의 ESG 등급 하락은 예상하기 어렵게 된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위원은 “ESG 경영을 하는 ‘척’하는 회사가 많은 데다, 평가기관이 주먹구구 식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며 “한쪽이 엉망이어도 다른 한 부분이 좋으면 통합적인 ESG 가중치가 좋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아직 ESG 평가 지침이 모호해 투자 시 신중을 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도 각 기관별로 평가 방식이 상이해 ESG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명확한 투자 판단을 내리기 위해선 큰 틀의 방향에 근거한 ESG평가가 이뤄져야,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개념 정립과 평가 방식을 마련 중이다. 통일된 지표를 제시해 기업의 ESG 경영 확산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다양한 목적이 있는 상황에서 표준 지표를 만드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또, ESG 투자가 일시적으론 수익률이 좋을 수 있지만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장기적으론 수익률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ESG 경영 모티브가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겠다’는 것으로 일시적으론 수익률이 괜찮아도, 평균적으로 보면 투자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