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전세계 매체, 국가별로 재편성...개도국 언론사에 자금·장비 지원"
중국 비판 기자 해고도..."중, 매년 수억달러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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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의 국제기자연맹(IFJ)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자금과 힘을 이용해 BBC·CNN 같은 언론사가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뉴스매체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IFJ 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 기니비사우처럼 작은 나라의 기자들이 중국 측 카운터파트들과 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초청받았고, 중국 정부는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를 영어뿐 아니라 세르비아어 버전을 배포하고 있다.
세르비아의 친정부 타블로이드신문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이미지와 ‘땡큐, 시 형제’라는 글이 쓰인 광고판을 후원했다.
필리핀 언론인은 자국 뉴스통신사 기사의 절반 이상이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출처라고 추정했고, 중국의 투자를 받은 케냐의 한 미디어 그룹은 중국 정부의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장위구르) 위구르족 탄압을 비판한 칼럼니스트를 해고했다.
중국의 영향력은 개도국뿐 아니라 선진국 매체에도 미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에린 배커트 카터 미국 남가주대 정치학과 교수는 미국 뉴스매체가 자사 기자들의 중국 공식여행을 수용한 후 군사 경쟁의 보도에서 경제 협력 보도로 중심축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IFJ 보고서는 이탈리아 기자들이 시 주석의 크리스마스 연설을 보도하도록 압력을 받았고, 연설의 이탈리아 번역본을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54개국 기자들을 인터뷰한 뒤 IFJ 보고서를 작성한 루이자 림 멜버른대 선임 강사는 “인터뷰는 중국이 세계적으로 투입한 기존 매체 인프라에 대한 활성화를 드러낸다”며 “중국 정부가 척척 전 세계 매체의 전반적 상황을 국가별로 재편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하자 중국 정부는 각국 매체에 중국에 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퍼뜨리기 위해 이 매체 인프라를 전 세계적으로 이용했고, 허위정보 같은 더 새로운 작전도 동원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각국 언론사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무기는 경제력이다.
튀니지에서는 중국 대사관이 국영 방송사에 고가의 장비와 친중 방송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했고, 기자협회에 손 세정제와 마스크를 지급했다.
페루 기자협회의 사무국장인 줄리아나 라이네스는 페루 국영 통신사와 신문 ‘엘 페루아노’는 중국 대사관의 속기자들 같다며 중국 대사관이 일부 뉴스룸 기술의 현대화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발표한 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 조사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전세계에 그들의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매년 수억달러를 사용하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NYT 취재에 대해 “중국에 대한 비난은 미국이 그동안 내내 해오던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