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중간 동물 숙주-인가 전파 '가능성 매우 커'"
"실험실 유출설, '극히 믿기 힘든' 가설"
한미일 14개국, 원자료 접근 문제 지적...중국, 보고서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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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조차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에 ‘실험실 유출설’에 대한 심층 연구를 요청했다.
WHO 주도로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한 국제 전문가팀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 ‘WHO-SARS-CoV-2(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소집된 글로벌 연구: 중국 부분’에서 바이러스가 중간 동물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국제 전문가 17명과 중국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된 조사팀은 지난 1월 14일부터 2월 10일까지 28일 동안 코로나19 발병이 처음 보고된 우한에서 기원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팀은 코로나19의 전파 경로를 4가지로 상정했다.
우선 바이러스가 박쥐 같은 동물에서 중간 동물 숙주를 통해 인간에게 전파됐다는 가설이 ‘매우 가능성이 높다(likely to very likely)’고 판단했다.
조사팀은 바이러스가 박쥐 등 1차 동물 숙주에서 인간으로의 직접 전파됐다는 가설에 대해 ‘가능성이 높다(possible to likely)’고 평가했다.
이어 콜드 체인(냉동식품 운송)을 통한 전파설에 대해 ‘있을 수 있다(possible)’고 판단했다.
조사팀은 크게 관심을 모았던 실험실 유출설에 대해 ‘극히 믿기 힘든’ 가설이라고 주장했다. 조사팀은 직원의 우발적 감염을 통해 자연 발생적인 바이러스가 실험실 밖으로 나온 가설만 평가했을 뿐 고의적인 유출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
조사팀은 부록을 제외하고도 12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결정적인 내용을 보고서에 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중국 측의 자료 협조에 의문이 제기됐다.
한국·미국·일본 등 14개국 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원자료(元資料)에 대한 접근 문제를 지적했고, 중국은 보고서를 환영했다.
14개국 정부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SARS-CoV-2의 근원에 대한 국제 전문가의 연구가 상당히 지연되고 완전한 원자료와 샘플에 대한 접근이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 공통으로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에는 한·미·일과 영국·호주·캐나다·체코·덴마크·에스토니아·이스라엘·라트비아·리투아니아·노르웨이·슬로베니아 등이 참여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그 그룹에 있었던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데이터에 어느 정도까지 직접 접근했는지 묻고 싶다”며 “먼저 그 보고서를 읽은 다음 그들이 정말로 접근했거나 접근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알고 싶다”고 말했다.
WHO 조사팀을 이끈 식품안전·동물질병 전문가 피터 벤 엠바렉 박사는 보고서 발표 후 언론 브리핑에서 일부 자료의 공유를 막는 중국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지적하면서 “우리가 원한 모든 원자료에 대해 완전하게 접근하지 못했던 지점은 향후 연구를 위한 권고 사항으로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참여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보여준 과학·근면·전문성에 찬사를 보낸다”며 “전문가들의 순조로운 업무 수행에 협조한 것은 중국의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책임지는 태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기원 문제의 정치화는 협력을 방해하고 방역 노력을 파괴해 더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