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대, 기대의 표시"...양날의 칼
"바이든, 중거리 미사일 배치·공급망 구축에 일 역할 확대 기대"
일본, 미중 '샌드위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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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는 일본 정부 고위관리를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 첫 대면 정상회담 상대로 스가 총리를 택했는데 바이든 행정부에서 신설된 조정관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일본을 제일 먼저 만나게 하려고 조정에 분주했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 선택이라는 일본에 대한 후한 대우는 기대의 표시이기도 하다고 닛케이는 해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태평양 배치,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반도체 등 공급망 구축에서 일본의 역할 확대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미·일은 스가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해외 정상 중 처음으로 다음달 9일 미국을 방문해 대면 정상회담을 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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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장관의 첫 해외 방문지로 유럽도 선택지로 부상했었지만 보류됐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東京)에서 가진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세계 지정학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두 장관이 첫 외국 방문지로 일본을 선택한 배경에는 중국에 대한 의식이 있다며 공동성명에서도 중국의 행동에 대해 ‘기존 국제질서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엄중한 표현으로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대두에 따라 일본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졌다”며 “중국이 미국에 대한 경제를 강화하면서 일본을 사이에 두고 두 강대국이 서로 노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2대국(G2) 사이에서 일본이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은 중국의 보복을 과도하게 우려하는 한국과 달리 미·중 갈등 상황에서는 미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
미·일이 이날 ‘2+2’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에 의한 기존 국제질서와 합치하지 않는 행동은 정치·경제·군사·기술적인 과제를 제기하고있다”며 이례적으로 중국을 명시해 비판한 것은 일본 측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마음대로 하기 위해 강압과 공격에 나설 경우 우리는 필요에 따라 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은 국방부가 계속 집중해야 할 위협”이라며 “우리는 지난 20년간 필연적으로 중동 문제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은 군을 현대화했다”고 지적했다고 미 영상전문매체 APTN에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 첫번째로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모든 외교적 역량을 동원해왔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백악관을 방문한 첫 외국 정상은 테리사 메이 당시 영국 총리였고, 취임 후 1주일 만인 2017년 1월 27일이었다.
이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2017년 2월 1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를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로 초청해 함께 골프를 쳤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9년 2월 24일 백악관에서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아소 다로(麻生太郞) 당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