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고함·협박·분노·모욕"
쿠오모, 요양원 코로나 사망자 수 축소·은폐 의혹...연방정부,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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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김(한국명 김태경) 뉴욕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17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같은 당 소속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지난 11일 전화를 걸어 자신을 파괴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쿠오모 주지사가 11일 저녁 8시경 자신이 집에서 부인과 딸과 함께 있을 때 약 10분 동안 전화를 했다며 자신이 쿠오모 주지사의 최측근 보좌관 멜리사 드로사에게 들은 것을 무효로 하는 성명서를 발표해야 한다고 고함을 치고 협박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일 나가서 공개적으로 ‘내가 모두에게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말하면서 내 정치 경력, 나의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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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건 주지사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나는 그의 (이 같은) 화·분노를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드로사 보좌관은 지난 10일 민주당 지도부 의원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지난해 8월 주의회가 요양시설 사망자 집계를 요구했을 때 이를 거절했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이를 자신들을 공격하는 정쟁거리로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주는 지역 내 요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8500명이라고 했다가 나중에야 1만5000명이라고 시인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그의 최고 보좌관이 정치적인 이유로 연방정부로부터 데이터·정보를 은폐하는 데 대해 거짓말을 했고, 그들의 비공개회의에서 이를 인정했으며 이는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1983년 7살 때 미국으로 이민, 중학교 때부터 미식축구 주장을 했으며 2006년 뉴욕시의회 정책분석관으로 정치 경력을 시작해 2013년부터 퀸스가 포함된 뉴욕주 40선거구에서 5선을 했다. 2013년 초선의원으로 서울을 방문했을 때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쿠오모 주지사의 요양원 대응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으며 그의 삼촌도 지난해 요양원에서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보고있다고 CNN은 전했다.
김 의원은 CNN에 쿠오모 지사와의 통화에 대해 “내 평생 나에게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없었다”며 “그는 어느 순간 ‘당신은 변호사가 아니다’며 모욕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부인은 통화를 엿들었다며 쿠오모 주지사는 소리가 컸고 화가 나 있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그는 쿠오모 주지사가 김 의원에게 “당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고 했고, “나의 분노”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통화 후 “주지사가 나의 삶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고 부인은 전했다.
김 의원은 이 통화 이후에도 주말까지 ‘발신자 없음’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으나 받지 않았다며 이후 쿠오모 주지사의 보좌관들로부터 ‘주지사가 통화하고 싶어 한다’는 메시지들을 받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매일 브리핑을 열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으로 호평받았던 쿠오모 주지사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사망자 수 보고 지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사망자 수를 축소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다.
하지만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검과 연방수사국(FBI)이 축소 보고 의혹에 대해 뉴욕주 행정부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이를 밝힌 김 의원을 협박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정치적 위기에 처하게 됐다.